12·3 불법계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재판에 증인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윤석열 정부 시절 의료대란을 불러왔던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일괄 증원 추진과 관련해 증원 규모 결정부터 대학별 정원 배정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의대 정원 증원 추진 과정에 대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2월 6일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를 거쳐 ‘2000명 일괄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사 인력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복지부는 2000명 증원 필요성의 근거로 2035년에는 의사 1만5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점을 들었다.
1만5000명은 현재 의사 수요·공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가정하에 진행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기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한 1만명에, 복지부가 의뢰한 연구자 A씨가 추산한 현재 시점에 부족한 의사 수 4786명을 더한 것이었다.
하지만 감사원은 복지부가 논리적 정합성이 부족한 추계에 근거해 증원 규모 안을 마련했다고 판단했다.
A씨 연구는 지역 간 의사 수급 불균형을 나타낸 것으로, 전국 총량 측면에서 부족한 의사 숫자를 계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자 A씨도 감사 기간 감사원에 같은 의견을 제출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나아가 설령 현재 부족한 의사 수를 5000명으로 보더라도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효과 등을 보정하지 않고 1만명과 단순 합산함으로써 전체 숫자가 부정확하게 산출됐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 당시 국정기획수석이 부족 의사 규모가 늘 수 있다고 생각하고 ‘워라밸’ 등 새로운 경향을 반영한 예측치를 내도록 복지부에 요청해 계산해 봤더니 도리어 부족한 숫자가 5800여명으로 줄어 정책에 반영하지 않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뜻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감사원은 진단했다.
애초 복지부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연간 400명 증원보다 100명 많은 500명으로 내부 논의를 시작하려 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거듭 “충분히 늘리라”고 요구함에 따라 1000명으로, 2000명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실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회수석에게 “그래서 복지부는 2000명으로 가는 것이냐”고 묻는 등 직간접적으로 여러 차례 의중을 드러냈다고 한다.
다만 주변에 그 구체적인 근거를 밝힌 적은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합의와 달리 증원 규모에 대해 의사단체와 협의하지 않고, 발표 직전 보정심 심의에서 위원들에 충분한 정보와 논의 시간도 부여하지 않는 등 결정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 노력도 미흡했다고 감사원은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