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대통령 불소추특권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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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대통령 불소추특권 어떻게 봐야 할까

입력 2025.11.14 14:46

수정 2025.11.1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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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수 변호사·전 대검찰청 감찰부장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사진 크게보기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대통령 당선 전에 기소된 위증죄, 업무상배임죄, 음주운전으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죄 등 일반 형사 범죄에 대해 형사재판을 진행할 수 있을까?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특권을 보장한 것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사건 공판기일을 헌법 제84조에 따라 추후 지정한다고 밝혔다. 다른 법원들의 나머지 사건들도 같은 이유로 공판기일을 추후에 지정키로 했다. 법관들의 법률과 양심에 따른 조치로 이해됐고, 이는 사회질서를 지탱하는 힘이다. 그리고 위의 헌법 조항이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는 헌법소원, 또 대통령 취임 이전의 범죄에도 적용되는지나 이미 기소된 재판에 대해도 위 조항이 적용돼 재판이 중지되는지 해석해달라는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모두 부적법 각하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은 지난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에 대한 파기환송심 기일을 대통령 임기 중 잡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만에 하나 법원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을 강행할 경우 헌법소원이나 권한쟁의 등 기존의 헌법소송 제도를 통해 재판 재개를 억제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법원의 재판을 취소해줄 것을 청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인 재판소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제기됐고,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심판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견해는 기본권 보호 측면에서 보다 이상적이지만, 이는 입법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의 공식의견은 재판소원 찬성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추진하려는 재판중지법이 필요하지 않다. 대통령을 더 이상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재판중지법 논의가 일반 국민 사이에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실제로 헌법 제84조에 따라 재임 중 형사재판이 중지될 것이라는 상황 인식하에 단계별로 정확한 조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이 있었을 것이다.

‘형사상 소추’ 싸고 해석 엇갈려

헌법 제84조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해석 지침은 헌법재판소 ‘1995. 1. 20. 선고 94헌마246’ 결정이다. 이 결정은 헌법이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특권을 보장하는 취지에 대해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에 관한 헌법의 규정(헌법 제84조)이 (중략) 국가의 원수로서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지위에 있는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직책의 원활한 수행을 보장하고, 그 권위를 확보하여 국가의 체면과 권위를 유지하여야 할 실제상의 필요 때문에 대통령으로 재직 중인 동안만 형사상 특권을 부여하고 있음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 헌법 규정은 바로 공소 시효 진행의 소극적 사유가 되는 국가의 소추권 행사의 법률상 장애 사유에 해당하므로, 대통령의 재직 중에는 공소시효의 진행이 당연히 정지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그대로 따랐다.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20도3972’ 판결은 위 헌법재판소 결정을 인용하면서 대통령 취임일에 공소시효가 정지됐다가 퇴임일에 다시 진행된다고 판시했다. 결국 헌법재판소와 법원 모두 헌법 제84조는 대통령 직책의 원활한 수행을 보장하고 그 권위를 확보해 국가의 체면과 권위를 유지해야 할 실제상 필요 때문에 인정된 것으로서, 대통령 재직 중에는 내란죄와 외환죄를 제외한 다른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의 진행이 당연히 정지된다고 본 것이다.

해석이 엇갈리는 지점은 여기부터다. ‘형사상 소추는 공소 제기만을 말하는가’ 아니면 ‘공소 제기와 수행 둘 다를 말하는가’다. 형사상 소추가 기소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재직 중 내란죄나 외환죄를 범하지 않는 경우 형사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이는 논리적인 정합성이 부족하다. 형사상 소추가 기소와 공판 수행 둘 다를 포함한다고 봐야 공판 수행, 즉 재판을 받지 않는 것으로 연결된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우선 1948년 제헌 헌법에서 ‘형사상의 소추’라고 규정돼 있는데, 이는 당시 일본 법률용어를 차용한 것이다. 소추는 기소와 추행(追行)의 합성어다. 일본에서 추행은 1896년 민사소송법에 최초로 규정됐고, 각종 사전에서 소추는 공소(소송)를 수행하는 것 또는 수사에서 재판까지의 형사 절차 전반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는 블랙법률사전(Black’s Law Dictionary)은 ‘prosecution(소추)’을 “범죄혐의 유무를 결정할 목적으로 법원에서 행하여지는 형사절차”라고 정의하며 ‘indictment(기소)’와 구별해 쓰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46조는 국가소추주의에 관해 “공소는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제처 한국법제연구원이 공동발행한 법령용어사례집은 “소추(訴追): 소송을 제기하여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국가의 소추권 행사의 법률상 장애 사유라고 판단한 것도 위 형사소송법 규정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인정하는 취지에 비춰보더라도 소추가 기소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공개된 법정에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출석해 형사재판을 받는다면, 대통령 직책의 원활한 수행이 방해되고 그 권위가 추락해 국가의 체면과 권위가 손상될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소추를 기소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견해도 모두 독자적 견해에 불과하다. 먼저 헌법에 국회는 탄핵소추,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으로 구분돼 있으므로 소추와 재판이 다른 절차라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국회가 가지는 탄핵소추권은 탄핵심판을 청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탄핵심판에서 소추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헌법재판소법 제49조 제2항은 탄핵소추를 기소에 대응되는 탄핵심판 청구와 분명히 구별해 사용하고 있다.

재판부 기일 변경·추후 지정은 당연한 조치

헌법 제68조가 대통령도 판결로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으니 재판이 중단된다면 이러한 규정을 둘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헌법 제68조 제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 당선자의 경우에 판결로 인한 자격상실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대통령의 경우에는 궐위된 때만을 규정하고 있다. 위 주장은 헌법 규정을 잘못 인용하거나 오독한 것이다.

결국 현 대통령에 대한 각 재판부의 헌법 제84조에 따른 기일 변경 및 추후 지정은 불체포특권에 근거한 당연한 조치다. 이와 달리 일방적이고 독자적인 견해를 근거로 삼아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법의 독립을 해치는 정치행위일 수밖에 없다. 역사의 진보와 기본적인 사법 시스템을 믿고 또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세력에 두려워하지 않고, 올바른 행보를 통해 정의와 공정의 세상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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