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범죄단지 지배하는 삼합회···중국 당국 단속에 캄보디아 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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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범죄단지 지배하는 삼합회···중국 당국 단속에 캄보디아 등으로

입력 2025.10.16 14:56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이 잇따라 발생하며 정부가 대응에 나선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프린스그룹이 운영하는 범죄단지로 알려진 태자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이 잇따라 발생하며 정부가 대응에 나선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프린스그룹이 운영하는 범죄단지로 알려진 태자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인 대상 범죄로 온라인 사기조직의 잔혹 행위가 드러나면서 캄보디아 ‘범죄단지’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계 조직에 관심이 쏠린다.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내 온라인 사기 범죄 대부분은 중국계 폭력조직과 연계돼 있으며, 삼합회가 그 핵심으로 꼽힌다.

16일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미국 재무부, 미얀마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삼합회는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 동남아에서 벌어지는 납치, 인신매매, 감금, 고문, 사기 등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UNODC는 보고서에서 마카오 등에서 도박산업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중국 범죄단체들이 당국의 단속 강화 등으로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경제특구 등이 이로 인해 삼합회 일파인 ‘14K’와 ‘선이온’ 등 범죄조직 근거지로 부상했다. 느슨한 당국 규제, 외국자본 유입 증가 등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지며 카지노와 온라인 사기가 확산했다.

중국계 조직들은 제도적 통제에서 벗어나 있었고, 때로는 지역 지배층의 비호를 받으며 불법 사업을 확장했다.

UNODC는 시아누크빌뿐만 아니라 태국과 접한 라오스 북서부 보케오주 골든트라이앵글 경제특구도 인신매매와 온라인 사기, 마약 밀매 등 각종 범죄 온상으로 자리 잡았다며 시아누크빌과 더불어 강력한 규제가 없는 경제특구가 범죄에 노출되는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캄보디아에는 2010년대 카지노, 호텔 리조트 등에 막대한 중국 자본이 유입됐고, 2020년대 들어 범죄단지가 급격히 팽창했다.

카지노 이권 등을 노리고 캄보디아에 진출했던 조직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사업이 어려워지자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온라인 도박 외에도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코인 투자 사기 등 각종 범죄가 기승을 부렸다.

이들은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유인하거나 인신매매, 납치 등으로 인력을 모아 감금한 뒤 강제로 사기 범죄에 가담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살해된 사건으로 인신매매·납치, 온라인 사기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초국가적 범죄는 다방면에 걸쳐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UNODC는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지에서 활동하던 범죄조직이 남미, 아프리카, 중동, 유럽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잠비아, 앙골라,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와 피지, 팔라우, 통가, 동티모르 등 태평양 섬나라를 언급했다.

심인식 UNODC 선임분석관은 “중국 조직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이밖에 수 십개국 범죄자와 피해자가 관련돼 있다”며 “사기와 납치뿐만 아니라 마약, 자금세탁, 사이버범죄 등이 연결된 범죄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파헤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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