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경기도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아기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저출생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응급상황에 대비해 큰 병원에서 출산하려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산부인과 의원 중 연간 분만이 한 건도 없는 곳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전국 산부인과 의원 중 연간 분만에 대한 건강보험 청구가 한 건도 없는 기관의 비율은 88.6%다.
이 비율은 2019년 83.1%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전체 산부인과 의원에서 연간 분만이 0건이었다.
대구에서도 연간 분만이 0건인 의원의 비율은 지난해 98.7%에 달해 사실상 거의 모든 의원에서 아이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세종에서는 산부인과 의원 9곳 중 5곳(55.6%)에서 1년에 적어도 1건은 분만이 이뤄졌고, 강원에서도 34곳 중 14곳(41.2%)이 아이를 받아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동네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 데는 저출생이 크게 작용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2019년 0.92명에서 2023년 0.72명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0.75명으로 9년 만에 반등했고, 올해는 0.8명이 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기대가 나오고 있다.
저출생에 더해 응급상황 발생 가능성과 위험 대비 낮은 수가 역시 의료진의 분만 기피 원인이다.
김 의원은 “필수의료 행위 기피가 굳어지면 중장기적으로 의료체계 전반이 붕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