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AI라는 보철…시니어엔 득, 주니어엔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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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칼럼] AI라는 보철…시니어엔 득, 주니어엔 실?

입력 2025.09.26 15:03

수정 2025.09.2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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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국현 IT칼럼니스트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사진 크게보기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인공지능(AI)은 젊은이보다 늙어가는 이들에게 득이 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AI의 타격을 가장 빨리, 그리고 많이 받은 직업군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들한테서 나오고 있다. 그 어떤 직업보다 작금의 생성형 AI 혁명에 수용적이었던 그들 덕에 우리는 자기 직업이 AI에 침식될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을 미리 엿볼 수 있다.

돌아보면 AI의 문장 생성력, 그중에서도 코드 생성력은 놀랍다. 심지어 비전문가도 AI를 활용해 앱과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넘쳤다. 하지만 AI는 숙련자에게는 보철이 돼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곤 했으나, 미숙련자에게는 각 개인에게 필요했을 직업 기술의 단련을 저해했다. 의존성도 깊어지니 결국 지적 근 손실로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챗GPT 쇼크’ 3년 차인 지금, 초기의 낙관론은 많이 가라앉고 오히려 생산성에 주는 영향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버블론과 함께 이야기되곤 한다.

사실 생성형 AI는 거울과 같다. 작성하는 질문, 즉 프롬프트의 질이 결과물을 가늠한다. 개떡같이 말하면 개떡이 나올 뿐이다. 결국 차별점은 대화의 수준인데, 해당 분야에 관한 경험이 풍부할수록, 또 소통력이나 비판적 사고 등 메타 사고에 달인일수록 AI라는 타자에 휘둘릴 가능성이 줄어든다.

AI엔 ‘환각’이라는 함정이 곳곳에 매설돼 있다. 경험이 부족할수록 AI가 내뱉은 의심스러운 제안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숙련자라면 “이런, 또 환각이군”이라면서 채근하고 재촉하겠지만, 미경험자라면 환각을 이끌려 진도를 나간다.

이 격차는 크다. 본인이 짠 코드에 대한 이해도 책임감도 없이 제출하는 초보 프로그래머, 챗GPT 답변 그대로 ‘복붙’해 티 나는 리포트를 제출하는 학생, 이들 모두 제각기 필수적인 학습 과정을 타자에 시키며 성장의 기회를 반납하고 있다. 급기야 스스로의 무능마저 의식하지 못하게 되니, 소위 말하는 ‘무의식적 무능’ 단계에 AI에 의해 붙들려 있는 상태다.

사회적 문제도 있다. AI에 작업을 위임하면 할수록 비윤리적 행동을 증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네이처’에 발표됐다. AI를 활용하면 자신의 행동과 초래될 결과 사이에 편리한 도덕적 거리를 만들 수 있어서다. 이를 막을 지혜와 경륜도 사회가 주어야 하건만 사회는 기회의 문을 점점 닫고 있다.

이미 초급 개발자들의 구인 수는 세계적으로 감소 중이다. 다른 직업도 다르지 않다. 모두 경력직을 원한다는데, 좀처럼 다들 경력을 양보하려 들지 않는다. 올 하반기 국내 신입 채용 비중은 또다시 낮아졌다. 지금도 이미 각 기업에는 장기간에 걸친 취업 동결로 40대가 막내인 팀들도 허다하다.

이 추세는 AI로 가속할 수 있다. 늙어가는 시니어들의 경우 노화가 초래하던 무료함과 귀찮음을 AI라는 지적 보철로 지탱하니 활력을 되찾을 수도 있다. 내친김에 기업은 팀장만 있고 팀원은 없는 팀을 해보려들 수도 있다.

하지만 낡은 조직이 주지 않은 경험을 젊은 내가 얻을 수 있는 길은 어딘가엔 있을 터다. 팀원 없는 팀이 가능한 일이라면 나 스스로 그 팀을 만들 수도 있을 터다. 더 적극적으로, 또 더 전방위적으로 ‘내 일의 내일’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내달리는 미래는 종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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