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편집장 young78@kyunghyang.com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다시 뉴스메이커로 등장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의 표적 수사에 따른 희생양이다, 자녀 입시를 위해 그 정도 무리수는 상류 사회에선 다 하는 일이다, 일가족을 몰살시키는 수준의 정치 보복은 과도했다는 게 조 전 대표 특별사면에 찬성하는 이들의 주장입니다. 반면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한 건 맞지만 자녀 입시 비리는 중대 범죄다, 입만 열면 공정을 외치던 엘리트 진보의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형기(징역 2년형)를 절반도 채우지 않았는데 풀어주는 게 공정하냐는 것이 사면에 반대하는 측의 논리입니다.
객관적 사실이 존재함에도 진영 논리에 빠지는 순간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꾸는 게 언제부턴가 별일 아닌 것처럼 돼버렸습니다. 조 전 대표는 입시 비리 관련 7개 혐의 중 6개에 대해 1심, 2심, 상고심에서 모두 유죄 판단을 받았다는 게 명백한 사실입니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증명서를 위조해 딸의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한 점, 로펌에서 써준 허위 인턴 확인서를 아들의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입시에 낸 점, 아들의 미국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을 부부가 대리 응시한 점이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는 게 객관적 사실입니다.
이런 불법 행위가 드러나 죗값을 치르는 걸 검찰의 표적 수사에 따른 가혹한 결과라 한다면, 검찰이 애초 수사에 나서지 않고 범죄도 발각되지 않아 아무런 법적 대가를 치르지 않고 넘어가는 게 맞았던 걸까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입시의 공정성에 민감하고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조 전 장관 가족은 보통 사람들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입시 스펙을 쌓았습니다. 그들의 입시 부정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상처 입은 사람들이 바로 지금의 20대 후반~30대 초반 청년들이죠. 이번 사면은 공정하지 못하며 이들에 대한 2차 가해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지난해 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면 결정에 대해 “유죄 나오자마자 사면으로 풀어주면 사법제도가 왜 필요합니까”라고 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광복절을 앞두고 국민 대통합을 명분으로 정치인과 경제인들을 대거 풀어줬습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에 대한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이고, 종국적으로 두 사람은 유죄 판결을 피하기 어려울 텐데요. 만약 정권이 바뀌어 두 사람에 대한 특별사면이 이뤄진다면, 이번 광복절 특사를 지지한 사람들이 또 뭐라고 할지 궁금해집니다.
이번 주 주간경향은 정치인과 재벌에 대한 특혜 수단으로 전락한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이대로 둬도 좋은지 분석해봅니다.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출범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가 이재명 정부에 독이 될지 득이 될지 전망해보고, AI를 심리상담이나 대화상대로 사용하는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는 포스코이앤씨 공사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조명해보고, 폐지 주장이 나오는 자사고 제도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들여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