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의 폭염 실태를 알리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국건설노조 조합원이 지난 7월 29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얼음물을 쏟아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폭염 등 이상기후가 연일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체국도 집배원의 안전 확보를 위한 캠페인을 벌인다. 최근 온열질환자가 3000명을 돌파하고, 폭염 속에서 작업하는 야외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연이어 숨지자 야외 노동자를 위한 범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안전 확보를 위한 ‘여름철 작은 배려, 큰 안전’ 캠페인을 오는 10월 2일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
캠페인은 산업안전보건법, 우편법 등에 따라 근로자가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 사용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정사업본부는 폭염과 폭우 등 자연재해로 급박한 위험이 발생하면 집배원 및 소포위탁택배원이 업무를 즉시 중지할 수 있도록 업무정지권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폭염 시에는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낮 시간대(12~16시) 온열질환 자가 진단과 휴식시간 활용 등도 적극 권유한다.
우체국은 업무정지권이 사용되고 있는 지역에 지연 배달 가능성을 따로 소비자에게 안내하고 있다. 배달지역 상황도 문자메시지(SMS) 등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한다.
최근 기록적 폭염으로 온열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8월 3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3143명이고, 사망자는 19명이다. 2011년 집계 이래 온열질환자가 3000명을 넘어선 것은 2018년(4526명)과 2024년(3704명) 두 번뿐이다.
누적 환자의 61.3%는 일사병으로 불리는 열탈진을 겪었다. 열사병(16.2%), 열경련(12.8%)이 뒤를 이었다. 발생 장소로는 실외작업장이 31.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길가(12.6%), 논밭(11.5%) 순으로 실외공간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지난 7월 7일 경북 구미시 한 건설 현장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 A씨가 온열질환으로 숨졌다. 7월 24일 전북 김제에서 야외 측량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 B씨가 쓰러져 사망했다. 당시 B씨 체온은 40도를 웃돈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폭염경보가 발령된 경북 포항에서 제초작업을 하던 네팔 국적의 이주노동자 C씨도 쓰러져 숨졌다.
야외 노동자를 위한 범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11일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경우 근로자에게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시간을 부여하도록 하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규제개혁위원회 규제 심사를 통과했다.
우체국도 캠페인을 통해 야외 노동자 안전 개선 흐름에 동참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배달 지연으로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기 위해 홈페이지 및 공식 SNS 등 디지털 채널, 우체국 창구 등 오프라인 채널, 집배원 휴대 단말기(PDA) 및 고객센터(콜센터)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국민의 안전만큼 현장에서 일하는 집배원의 건강과 생명도 소중하다”며 “부득이한 배달 지연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