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편집장 young78@kyunghyang.com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문제는 종합부동산세만큼이나 뜨거운 감자입니다. 세금 문제만 나오면 고가 아파트가 있든 없든, 주식 투자를 하든 안 하든 증세 반대 여론에 편승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죠. 최근 불거진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대주주’ 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몇 달 전 있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논쟁과 판박이라 기시감마저 듭니다.
한국에서 대주주 기준을 정해놓고 주식 양도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건 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부터입니다. 그전까진 증권거래세만 부과하고 있었는데, 세계 주요국에서 금융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한 첫 단계에 착수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종목당 100억원 이상 보유한 대주주만 대상으로 양도세를 부과하다 이후 대상이 점차 확대돼 문재인 정부에선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면 과세 대상이 됐습니다. 대주주 기준을 단계적으로 낮춰 궁극적으로 전체 상장 주식 양도차익에 과세한다는 계획이었죠.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 이 기준을 종목당 50억원 이상 보유로 다시 올립니다. 나아가 도입이 임박한 금투세도 없애버렸죠. 윤 전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를 선언하고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동조하면서 가능했던 일입니다. 금투세 도입에 대한 로드맵은 빠진 채 대주주 양도세 기준만 다시 10억원으로 복구시킨다는 게 이재명 정부 첫 세제 개편안의 내용입니다.
이에 대한 여론은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은 듯 보입니다. 과세 대상이 되는 주주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연말 대량 매도에 나서면 결국 개미들이 피해를 본다, 이재명 정부가 공언한 코스피 5000시대에 역행한다는 게 주요 논리인데요. 지난주 주간경향 기자가 에어컨도 없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8시간 일하고 받은 최저임금에도 소득세가 부과됐습니다. 온종일 땀 흘려 일해 번 노동소득에도 붙는 세금이 주식 투자로 얻은 소득에는 매겨지지 않는다면, 공정한 사회일까요.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올려놔도 코스피가 오르기는커녕 유독 글로벌 상승 랠리에서 소외됐던 게 불과 몇 개월 전 일입니다. 국회의원이 차명계좌로 이해충돌 소지가 높은 주식을 버젓이 거래하는 행태야말로 코스피 5000시대에 역행하는 것 아닐까요.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할 거냐 50억원으로 할 거냐는 핵심이 아니라고 봅니다. 대주주든 소수주주든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 금투세를 원상 복구하는 것이 정공법입니다.
이번 주 주간경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자유무역이 형해화된 시대에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가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지를 짚어봅니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을 만나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거론되는 방위비 분담금 및 주한미군 재조정 문제에 대해서도 들어봤습니다. 정부가 민생회복을 위해 전 국민에게 지급한 소비쿠폰에서도 제외된 이주민 차별 문제를 들여다보고, 최근 영화 관람 6000원 할인권 배포를 계기로 다시 불거진 영화티켓 가격을 둘러싼 갑론을박도 짚어봤습니다. 얼마 전 서울시 건강총괄관으로 임명된 ‘저속노화’ 전문가 정희원 박사 인터뷰도 준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