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다는 것’을 두께로 측정할 수 있다면, 김건희 여사는 매우 두꺼운 사람이다.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겸손처럼 들리는 말을 했다. 그러나 진실을 묻는 특검 앞에서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거나 모른다고 했다. 주가 조작, 명품 수수, 양평고속도로 개입 의혹 등 수사기관이 제시한 자료 앞에서 그는 자신이 얼마나 몰랐는지를 반복해 강조했다.
우리는 종종 ‘아는 것이 힘’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오늘날, 그 반대의 방식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어 수단처럼 보인다. ‘몰랐다’, ‘기억나지 않는다’, ‘그럴 의도는 없었다’ 이 반복되는 레퍼토리는 이제 권력자의 생존 매뉴얼이 된 듯하다. 몰랐기에 책임도 없고, 몰랐기에 죄도 없고, 몰랐기에 무해한 존재일 뿐인가.
오히려 그 반복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공감의 부재, 책임의 회피, 권력의 우월성에 대한 확신이다. 사실과 기록 앞에서도 ‘몰랐다’고 말하는 것은 진실과 마주할 용기의 부재다.
사진은 지난 8월 6일 김건희 여사가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들어서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