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상 기자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철회 전 짧게나마 인사 검증 취재를 했습니다. 당시 취재를 하면서 고민했던 것들을 지난주 두 꼭지 기사로 썼습니다. 고민은 기자가 가진 일반인의 상식과 학계의 관행이 상당히 다르다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첫 번째 문제의식은 제자의 학위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하면서 교수가 제1저자를 가져가는 것이 옳으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학계에선 이런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한 연구자들 반응도 “별문제도 아니다”라는 답변부터 “우리 학교 주변에서는 본 적도 없다”는 답변까지 다양했습니다. 분야는 다르지만, 기자도 여러 명이 함께 쓴 기사에 필자를 표시합니다. 언론계 누구에게 물어봐도 ‘바이라인’(기사를 쓴 기자의 서명) 제일 앞머리에 기사를 쓴 기자의 이름이 나온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겁니다. 그런데 학계에서는 논문을 꼭 쓰지 않았더라도 기여도에 따라 제1저자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존재했습니다.
이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건 두 번째 고민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연구자가 ‘학생들의 논문 집필 역량이 부족해 교수가 실질적인 1저자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학생은 졸업을 하고, 교수는 학위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해 연구업적을 인정받고, 대학은 새로운 대학원생을 수혈할 수 있게 됩니다. 대학의 주체를 모두 만족시키는 관행이지만, 미래 연구인력 양성 과정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기사에서 이 부분에 더 집중했어야 하는데, 워낙 커다란 문제인지라 정면으로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한국 학술지 수준 어땠길래…국제기준 미달 123개 굴욕’ 기사는 취재 과정에서 한 연구자의 귀띔으로 취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노르웨이와 핀란드에서 한국의 학술지들이 왜 ‘레벨 0’ 등급을 받았는지 구체적인 사유를 확인해 기사에 담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그러나 쓸 만한 가치가 있는 기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평가 기준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두 평가기관에 등록된 한국 학술지 463종 중 123종이 레벨 0 등급을 받았다는 건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경향성을 보여준다고 봤습니다. 실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산하 건전학술활동지원시스템은 ‘부실 의심 학술지 목록’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국내 학술지들이 스스로를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