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
이수현 지음·후마니타스·1만8000원
발달장애가 있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중학교 영어 교사인 저자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통합 교육’의 교실을 이야기한다. 욕설을 내뱉으며 소리를 지르는 발달장애 친구를 무서워하는 아이들에게 그는 그것이 반 친구들의 말을 따라 하는 ‘반향어’라고 설명하고, 그 친구의 마음에서 상황을 바라보도록 이끈다. 아이들은 체육이나 놀이 시간에도 장애인 친구가 함께할 수 있도록 ‘깍두기’ 같은 규칙을 만들어 배려한다. 저자는 “통합 학급을 운영하면 할수록 아이들은 경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서로 돕고 존중하며 함께 성장한다는 것을 더 깊이 깨닫는다”고 말한다.
첫째 아이 연우가 자폐 진단을 받았을 때, 그는 교직을 그만두고 7년간 치료에만 매달렸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동정과 연민, 희생의 손길에 (아이는) 숨이 막혔을지도 모른다. 나라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시절 연우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나는 우는 연우를 안고 병원과 치료실을 전전하다 결국 사이비 치료까지 기웃거렸다. 그렇게 내 아이는 어린 시절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그는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치료실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배우도록” 아이와 함께 평범한 일상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한 가정이 이처럼 큰 비용을 치르지 않고, 일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은 어떻게 마련돼야 할까. 책은 통합교육의 의미를 넘어 이를 지탱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까지 함께 짚으며 독자의 이해를 넓힌다. 저자의 이야기에 함께 울고 웃다가 마지막 장에 이르면 ‘이웃과 함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꽃 떨어진 동산에서 호미와 괭이를 들자
이동해 지음·휴머니스트·2만원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3층 화장실에 ‘불쌍한 동포여 일어나라. 대한독립 만세’라고 쓴 낙서가 발견됐다. 범인은 총독부에 근무하던 조선인 엘리베이터 보이 최영순. 이 책은 최영순 같은 평범한 식민지 조선인 40인의 독립운동을 조명한다.
악마의 원소
댄 이건 지음·한지환 옮김·에코리브르·2만3000원
소이탄과 신경가스, 비료, 세탁용 세제의 핵심 성분인 원소 ‘인(P)’에 대한 이야기. 저자는 인에 대한 접근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식량 체계를 위협하고 갈등과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파워 메탈
빈스 베이저 지음·배상규 옮김·까치·2만원
리튬, 구리, 니켈, 희토류 등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은 ‘금속 전쟁’이라 할 만큼 치열하다. 저자는 희토류를 채굴하는 광부, 리튬 매장지 인근의 원주민, 전자폐기물을 태워 얻은 금속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을 만나며 금속 전쟁의 이면을 파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