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전남 여수 거문도- 남 거문도, 북 녹산…풍경이 된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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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전남 여수 거문도- 남 거문도, 북 녹산…풍경이 된 등대

입력 2025.07.30 06:00

수정 2025.07.3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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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정태겸의 풍경](92) 전남 여수 거문도- 남 거문도, 북 녹산…풍경이 된 등대
[정태겸의 풍경](92) 전남 여수 거문도- 남 거문도, 북 녹산…풍경이 된 등대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마치 섬에 들어오는 여행자를 두 팔 벌려 반기는 듯한 풍광. 두 시간 남짓 물 위를 달려 배는 거문도의 품에 안겼다.

거문도를 여행하는 동안 가장 깊게 각인된 건 등대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거문도에는 꼭 찾아봐야 할 등대가 남쪽과 북쪽 두 군데 있다. 거문도 최남단에 자리한 거문도등대는 역사가 깊다. 120년 전인 1905년 4월에 만들어졌다. 국내 최초의 등대인 인천 팔미도등대가 1903년 6월에 세워졌으니, 그로부터 딱 2년 후다. 한반도의 바다를 밝히는 세 번째 등대였다. 거문도등대로 가는 길은 온통 동백터널이다. 햇빛조차 스며들지 못할 만큼 어둡지만, 여름엔 그래서 시원하다. 그 끝에서 만난 거문도등대는 아직도 10.4m라는 최초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반대로 거문도 입구를 지키고 선 녹산등대는 산의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이다. 양쪽으로 풀이 가슴까지 자랐고, 그 너머로 바다가 넘실댄다. 왼쪽과 오른쪽에서 번갈아 들려오는 파도 소리에 귀마저 즐겁다. 20분쯤 좁은 길을 따라 녹산등대에 오르니 거문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푸른 바다와 섬의 풍경에 눈이 시원해진다. 섬의 풍경은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다. 그래서 자꾸만 섬을 찾아 들어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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