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탓’만 하기엔 아까운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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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탓’만 하기엔 아까운 5년

입력 2023.02.17 11:04

수정 2023.02.22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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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찬호 기자

한국이 운영 중인 대통령제는 임기 5년의 단임제입니다. 대통령은 취임한 순간부터 ‘그야말로’ 다시 올 수 없는 5년을 보내게 됩니다.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시간인 만큼 대통령은 평소 꿈꾸고 준비해 왔던 국정운영의 철학, 능력을 모두 펼쳐 보여야 합니다. 그렇게 보내기에도 5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그런데 국민 눈에 비치는 대통령의 모습이 ‘남 탓’만 하는 모습이라면 어떨까요. 대통령 개인에게도 불행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치, 보다 나은 삶을 기대하고 투표한 국민의 실망감도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김찬호 기자

김찬호 기자

지난해 5월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1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지난 시간 대통령과 관련한 굵직한 일들을 떠올려봤습니다. 윤 대통령 스스로 밝힌 “이념·포퓰리즘 정책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신념 때문일까요. 성과보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 논란만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특히 어떤 문제가 발생하든 “이게 다 문재인 정부 탓”이라며 책임을 돌리는 놀라운 논리 구조 앞에선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난방비 인상 문제를 두고 “문재인 정부를 만든 국민 탓”이라고 하는 것처럼 느꼈다면 기분 탓일까요.

2022년 5월 이후는 윤석열 정부의 시간입니다. 국민이 정권연장이 아닌 교체를 선택한 건 문제를 해결하라는 얘기였지, 누구 때문에 문제가 생겼는지 밝히는 데 집중하라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 한국사회는 전자를 정치인의 역할, 후자를 검사의 역할로 구분해 뒀습니다. 그럼에도 국민이 윤 대통령에게서 여전히 검사의 향기를 느낀다면 이는 대통령 스스로 역할 구분을 제대로 했는지 돌아봐야 할 문제입니다. 지난해 3월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했지, 검찰총장을 선출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 내부에서 통용된다는 국정운영 철학, 목표를 대통령실 밖에서도 느껴보고 싶습니다. 굳이 핵심 관계자를 찾아 물어보지 않아도 대통령과 정부가 어떤 생각과 목표로 일하는지 좀 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4년은 “이게 다 문재인 정부 탓”이 아닌 “윤석열 정부는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라는 이야기부터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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