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곰섬
벌써 몇 번을 찾아갔다. 충남 태안군 남면 서쪽에 자리한 곰섬. 해안선만 559㎞에 달하는, 태안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이름은 섬이지만 섬이 아니다. 서산B지구방조제를 건설하면서 간척사업이 진행됐고, 육지와 연결되면서 더 이상 섬이 아니게 됐다. 이곳에 ‘곰’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에 대해서는 크게 두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섬 자체가 곰을 닮았다는, 다른 하나는 예전 이 섬에 곰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뭐가 맞는지 알 도리가 없다. 섬은 이제 육지와 연결돼 오는 이를 품을 뿐이다.
곰섬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너른 염전이 펼쳐진다. 그 위로 훈련용 비행기가 날아다니고, 저 멀리 갯벌이 누웠다. 섬의 서쪽 편은 멋진 해송이 차지했다. 해송 너머 바다는 동해안 못지않은 고운 모래사장이다. 휴가를 즐기러 온 사람들은 손마다 양동이를 들고 있다. 물 빠진 백사장에서 캔 조개를 담는 용도다.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신이 난 표정이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평화롭다. 절정으로 물드는 시간은 노을이 질 무렵이다. 바다 건너로 붉은 태양이 내려앉을 때쯤이면 하늘도 상기된 얼굴을 감추지 못한다.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매혹적이다. 그 표정을 마주하고도 반하지 않을 이, 과연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