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와 산재 이후의 삶
<김용균, 김용균들>
권미정, 림보, 희음 지음·사단법인 김용균재단 기획
오월의봄·1만7000원
한해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터에서 죽는다. 위험을 외주화해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구조가 만든 우리 사회의 고질이다. 이 책은 2018년 12월 10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24세의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김용균씨의 동료, 유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산재와 산재 이후의 삶을 말한다. 김용균씨의 하청업체 동료 이인구씨는 김씨의 주검을 발견한 후 산재 트라우마를 겪는 산재 생존자이자 피해자다. 30년 넘게 발전소 정규직으로 일했던 그는 정규직 시절 자기 처지에만 관심을 두던 과거를 반성하고, 발전소 민영화를 막지 못해 김씨가 죽었다는 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김씨의 주검을 보고 불면과 이명에 시달리는 외상후스트레스를 겪었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기는커녕 마지막에 김씨와 통화했다는 이유로 피의자 취급을 받으며 여러 번 조사를 받아야 했다. 김씨의 주검을 다 수습하기도 전에 사고 나지 않은 쪽의 시설을 가동하라는 회사 지시에 몸서리쳤다고 회상한다. 지인과의 편한 대화도 어려워졌다. 일터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사는 이들과 맞장구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사고현장으로 이어지는 난간도 없는 가파른 철제계단을 내려오면서 ‘현장 전체가 위험으로 빽빽이 들어차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는 또 다른 김용균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위한 운동에 투신했다. 여기에 또 다른 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조 활동가인 이태성씨가 결합한다. 산재로 인한 후배의 죽음이 과실로 기록되는 걸 보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무기력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아서다. 이 책은 김용균 산재 사고의 진상을 다각도로 보여주면서 산재 트라우마라는 고통에도 관심을 환기시킨다.
▲운동의 역설
허먼 폰처 지음·김경영 옮김 동녘사이언스·2만5000원
운동을 많이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 건 운동하는 데 쓴 에너지만큼 다른 활동에 쓰는 에너지를 줄이는 몸의 균형 메커니즘 때문이다. 진화인류학자인 저자는 이를 전통적 수렵채집 생활을 하는 아프리카 북부 하드자족 사람과 도시민의 신체 활동을 비교해 증명한다.
▲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
단단 지음·마티·1만8000원
서울 방배동에서 만난 고양이 3대(代)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2015년부터 재개발로 동네를 떠나기 전까지 849일간 관찰하며 고양이와 인연을 맺은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을 기록했다. 철거와 신축을 반복하는 도시에서 고양이의 삶터가 겪는 변화를 보여준다.
▲사암 정약용 전기
정해렴 지음·창비·4만원
실학자 정약용의 일생을 망라한 전기다. 정약용이 자신의 삶을 정리한 <자찬묘지명>과 <사암선생연보>를 중심으로 기술한다. 자식과 형에게 세상사와 학문을 이야기하고, 때로는 제자와 함께 방대한 저서를 저술한 사암의 일생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