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을 위한 투쟁을 예술로 실천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가 중 한사람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의 전시가 4월 1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 작가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아이웨이웨이: 인간미래>는 조각, 영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보여준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인간의 실존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마음가짐’을 묻는다.
전시 <아이웨이웨이: 인간미래> / 김옥렬 대표 제공
예술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삶의 태도와 방식이라는 아이웨이웨이의 전시에는 난민과 인권 문제를 다룬 ‘빨래방’(2016)과 ‘원근법 연구, 1995-2011’(2014), ‘난민 모티프의 도자기 기둥’(2017), 베네치아 무라노의 유리공방에서 두개골과 인체의 뼈로 구성해 제작한 ‘검은 샹들리에’(2017~2021)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미술관 야외 공간에는 중국에서 구한 여러 종의 죽은 나무를 조합한 ‘나무’(2015)를 고목처럼 설치했다.
급진적인 동시에 보수적인 그의 작품은 역사와 전통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 무엇보다 망각과 침묵에 저항하는 이 작가는 국가가 과거를 직시할 수 없다면 그 국가의 미래란 없다고 본다. 그의 예술 활동이 “편협하고 무지하며, 접촉과 온기를 부인하고, 인간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좀 먹는 차별”과 맞서는 이유다. 그는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져 수많은 어린 희생자를 냈던 부실건축 사건과 관련한 증언을 하려다 경찰에게 구타를 당해 뇌출혈로 응급수술을 하고 두통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전쟁과 유혈 사태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진정성, 배려, 선의를 가지고 소통하는 것”임을 피력한다.
한 예술가의 활동을 통해 인류 공동체는 무엇을 고귀하게 여기고 보존해야 할 것인지, 파괴와 보존 혹은 변형의 책임을 누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지고 가야 할 것인지의 질문과 맞닥뜨린다. 아이웨이웨이는 그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간다. “자유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우리의 권리에 관한 것”이라는 작가의 ‘인권수행’이 깊고 무거운 울림을 준다.
과거에 대한 존경과 미래를 향한 비전의 충돌 그리고 양자의 종합을 통해 역동적인 현재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아이웨이웨이가 이 전시의 주제로 제시하는 내용이다. 작가의 예술적 화두는 ‘인간’이다.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기도 하다. “존엄한 인간으로서 자유롭게 대화하며 기쁨과 분노를 표현할 수 있는 삶, 그런 삶을 지금부터 앞으로 올 미래 세대까지 모든 타인이 함께 누리도록 행동해야 한다”고 피력하는 작가가 “나는 세계의 시민”이라고 한 말을 되새겨본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대화하며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분노하는 것’을 제시한다. 그것이 작가가 추구하는 삶의 의미이자 예술의 성취다. 아이웨이웨이는 니체의 암시처럼 예술가는 숙명적이고 피할 수 없는 병을 거의 초인적인 창조적 에너지로 고귀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위대한 예술가들은 자신의 적대적이고 허무주의적인 무기로 타자와 사회, 외부세계와 대치하지만 동시에 자신과 대치해야 하는 존재들이다. 보들레르가 <악의 꽃>에서 언급한 “자기 자신을 벌하는 사람”이다. 상처인 동시에 칼이 되는 예술가들의 이런 태도는 그 칼끝을 ‘인권을 위한 거울’ 앞으로 향하도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