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1개 작품에서 724명 배우와 741명 창작자가 참여했다. 일반을 대상으로 판매한 티켓은 불과 2분 만에 동이 났다. 지난 1월 11일 성대하게 막을 올린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의 기록이다.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을 받은 <하데스타운>(위)과 남자 신인상을 받은 <빌리 엘리어트>의 아역배우들 / 한국뮤지컬협회 제공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쓴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혹독한 시간을 보내야 했던 대한민국 뮤지컬 산업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새롭게 막을 올린 신작 뮤지컬의 수적 증가도 그렇거니와 매출 신장세가 꽤 긍정적이다. 2021년 한국 뮤지컬 산업의 연간 매출은 약 23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공연시장의 53.4%를 차지했다. 팬데믹을 시작한 2020년과 비교해 64%가량 늘어난 규모로 뮤지컬계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방증이다. 올해 시상식의 규모와 열기가 새삼 반가운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뮤지컬어워즈는 모두 15개 부문에 걸쳐 19개 트로피의 주인을 가린다. 진행 방식이 조금 독특하다. 소수의 정예멤버로 꾸린 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난상토론을 거쳐 후보작을 선정하면 다시 전문가 투표단 100명과 일반관객이 참여한 마니아 투표단 100명 등 모두 200명의 투표단이 최종 수상자와 수상작을 가린다.
올해 가장 많은 상을 휩쓴 작품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무는 형식적 실험을 선보인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이다. 앙상블상, 프로듀서상, 안무상, 무대예술상 등 4개 부문 5개의 상을 차지했다. 뮤지컬 <레드북>은 400석 이상 작품상과 여자주연상, 연출상, 음악상을 받으며 4관왕으로 뒤를 이었고,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와 <하데스타운>도 각각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은 <하데스타운>이 차지했다.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리며 8개의 토니상을 쓸어담았던 이 작품은 영어 이외의 언어로는 세계 최초로 시도한 대한민국 공연가에서 다시 파란을 일으켰다. 수상소감에서 에스앤코의 신동원 프로듀서는 “하데스의 부인으로 저승에서 1년의 절반을 보내는 희랍신화의 페르세포네처럼 우리도 따뜻한 봄날이 올 때까지 오늘도, 내일도 계속 노래할 것”이라고 말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 꼬마 빌리를 연기한 4명의 아역배우는 공동으로 남자 신인상을 받았다. 성인배우와 달리 미성년의 근로시간을 제한하는 노동법이나 아이들의 체력 문제를 고려해 아역배우는 시상식에서 공동수상을 하는 것이 관례다. 이번에도 같은 풍경을 재연했다. 놀란 모습으로 무대에 뛰어오른 한국의 빌리들은 “한신초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우리가 아니라 팀이 받는 상”과 같은 어른스러운 소감(?)으로 관객들을 미소짓게 했다.
공로상의 영예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 돌아갔다. 축제의 한 부분인 창작지원작 프로그램을 통해 15년간 K뮤지컬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적을 기렸다.
아쉬움도 있다. 토니상이나 올리비에 어워드와 달리 한국에서는 수상작을 만나기 어렵다. 롱런 흥행을 바탕으로 하는 영미권 공연시장과 달리 단기상연만 반복하는 한국 뮤지컬계의 아킬레스건 때문이다. 연말 방송사의 나눠먹기 시상식만큼이나 김빠지는 일이다. 상이 작품의 흥행을 결정하는 잣대가 되고, 해외 진출에도 도움을 준다면 얼마나 반가울까. 문화산업의 정책입안자라면 앞으로 고민해봐야 할 논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