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카메라’ 하면 당연히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나 DSLR, 미러리스 등 디지털카메라를 떠올린다. 필름을 쓰는 카메라는 ‘필카’라고 불리며 역사의 유물 혹은 전문가나 사진에 관심이 많은 사람만 사용하는 특별한 물건 취급을 받는다.
황반변성 환자의 시야 / 경향자료
우리가 흔히 필름이라고 부르는 롤필름이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15세기경 나온 카메라의 전신인 카메라 옵스큐라의 경우에는 손으로 직접 베껴 그리는 것이 장면을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화학반응 등을 이용해 저장하는 방식은 1826년 프랑스의 조제프 니세포르 니에프스부터 시작됐다. 8시간 정도 햇볕을 쬐어 아스팔트를 굳힌 뒤, 굳지 않는 부분을 씻어내는 방식이었다. 헬리오그래프라고 불렸다.
1839년 루이 다게르가 만든 다게레오타이프 혹은 은판사진법 이후 관련 기술이 급격히 발전했다. 은이 화학변화로 검어지는 성질을 이용한 획기적 발명으로 촬영 시간이 30분 정도로 단축됐다. 비슷한 시기에 영국의 윌리엄 폭스 탈벗도 칼로타이프이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자연의 모습을 담아냈다. 비용이 저렴하고 여러장의 사진을 만들 수 있었다.
다게레오타이프의 장점인 선명도와 칼로타이프의 장점인 복제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콜로디온 습판법이 도입됐고 계속해서 촬영 시간의 단축, 감광 재료의 간이화, 필름 보관의 장기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그 정점이 바로 조지 이스트먼의 롤필름이다. 이 필름의 등장으로 연속 촬영 속도가 빨라졌고 보다 작은 도구로 많은 화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문을 연 회사가 “버튼만 누르면 나머지는 우리가 다 하겠다”는 코닥이다. 필름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코닥이 파산한 것도 2012년이니 꽤 시간이 흘렀다.
우리의 눈을 카메라라고 한다면 필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황반이다.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시신경 조직으로 시각세포와 시신경이 3㎜ 정도 크기의 작은 부위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물체의 상이 맺혀 사물의 형태와 색을 구별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황반이 퇴화하는 황반변성은 심할 경우 실명에까지 이르게 하는 질환이다. 백내장과 녹내장, 황반변성의 3대 노인성 안질환 중 65세 이상 인구에서 법적 실명의 빈도가 가장 높은 질환이다. 황반변성은 노화나 유전적인 요인, 염증, 독성 등에 의해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감소하는 안질환으로 주요 증상은 시야 한가운데가 검게 보이거나 비어 보이는 것, 계단이나 바둑판같이 직선으로 돼 있는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이는 것 등이 있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구분되는데, 전체 황반변성의 80~90%를 차지하는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심한 시력상실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망막 아래쪽에서 신생혈관이 생기는 습성 황반변성은 예후가 좋지 않고 시력을 잃을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황반변성은 노안과 비슷해 가볍게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할수록 망막세포 손상이 적어 치료 효과가 좋다. 40대 이상이라면 1년에 안과 검진을 한 번 이상 받아 눈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다른 안질환과 마찬가지로 황반변성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진단, 꾸준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