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 연구하는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동물이 안전하면 사람도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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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연구하는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동물이 안전하면 사람도 안전”

입력 2020.09.21 12:21

수정 2020.09.2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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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도현 기자

미끄럽지 않은 바닥재, 깜빡임이 없는 조명을 썼다. 모든 소파·침대에는 계단을 뒀다. 거실과 방을 잇는 벽 아래쪽에는 조그만 통로도 만들었다.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새로 지은 집에 ‘동물이 건강하고 안전하면 사람도 안전하다’는 철학을 녹였다. 김 교수는 동물복지를 연구하는 학자다. “초롱이·잔디의 반려동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주목! 이 사람]동물복지 연구하는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동물이 안전하면 사람도 안전”

“지난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원헬스’ 개념이 대두됐어요. 인간과 동물의 건강과 환경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접근이죠.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반려동물도 많이 죽었어요. 반려동물에게 나타나는 이상징후를 눈치채고 조사했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겠죠. 또 코로나19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은 어떤가요. 인간과 가장 많은 상호작용을 하는 게 동물이고, 이들과의 관계가 건강해야 인간도 건강해요.”

미국에 살던 시절, 반려견 초롱이를 만나면서 동물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잔디는 초롱이의 딸이다. 동물복지를 공부하며 시야를 넓혔다. 7년 전 한국에 왔다. 국내에서 ’동물복지’를 이야기하자 사람들은 ‘동물을 이용한 복지’나 ‘동물만을 위한 복지’라고 오해했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걸 실감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유기견 구조나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것을 넘어 정책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그의 목표다. 각종 동물복지 관련 연구·자문을 하고 사람과 동물을 잇는 정책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사회복지와 동물과의 연결점은 다양하다. 우선 동물 학대와 사람 간 폭력이 무관하지 않다. 올해부터 경기도·서울시·인천시 등은 쉼터에 입소한 가정폭력 피해자를 대신해 반려동물을 돌보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동물권 활동가·수의사 등의 정신건강, 반려동물이 죽은 뒤 경험하는 상실감과 우울 증상인 ‘펫로스’, 능력 밖으로 과도하게 많은 동물을 키우면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애니멀 호딩’ 등도 또 다른 갈래다.

“외국의 유기견 보호소에는 다섯 살 꼬마들이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유기견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돕는 거죠. 아이가 다른 생명에 대한 공감 능력을 쌓는 기회이기도 해요. 말더듬증이 있는 성인들이 유기견 앞에서 ‘낭독 테라피’를 하기도 합니다. 국내에선 어린이집에 동물을 데려다 놓고 만지게 하는 게 다죠. 아이는 행복할지 몰라도 동물은 힘들어요. ‘내가 좋으면 함부로 만질 수 있다’는 인식은 계속되고요. 결국 동물과의 관계는 사회가 얼마나 바뀌는지에 달렸습니다.”

1년에 한편씩 동물 관련 영화를 만드는 ‘동물권 문화운동’도 벌이고 있다. 최근 재개발 지역인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의 동네 개,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모습을 담아낸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이 개봉했다. 10월에는 개식용 관련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교수가 여러 움직임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많은 분이 사람 살기도 힘든데 무슨 동물이냐고 하세요. 하지만 동물 따로, 사람 따로가 아니라는 것. 동물에게 하는 복지는 사람에게도 좋고, 서로에게 유익한 관계가 되면 더 좋은 세상이 되고, 반려동물뿐 아니라 모든 생명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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