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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보이콧 직면한 디즈니 <뮬란>

입력 2020.09.11 14:29

  • 박효재 산업부 기자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뮬란> 실사 버전이 극장 개봉 전부터 홍콩·대만·태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보이콧에 직면했다.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 민주화 시위 무력 진압을 지지했던 배우 류이페이에게 주연을 맡겼을 뿐만 아니라 최근 촬영 장소 중 한 곳이 중국 정부가 탄압하는 소수 무슬림 민족인 위구르족 수용소였던 것이 드러나면서 비난이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디즈니가 중국 시장을 잡으려고 인권유린에 눈감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의 한 장면 / 디즈니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 실사 영화의 한 장면 / 디즈니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은 9월 7일 트위터에 “<뮬란>을 보는 것은 경찰의 만행과 인종차별을 외면하는 것이며, 위구르 무슬림 집단 감금에 잠재적으로 공모하는 것”이라며 ‘보이콧 뮬란’이라는 해시태그를 올렸다.

홍콩에서 <뮬란> 보이콧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작년 홍콩에서는 중국 본토로 범죄인 인도를 허용하는 송환법 제정을 두고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수개월째 계속됐다.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중국 태생의 미국 시민권자 배우 류이페이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실린 홍콩 시위진압 사진과 함께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글을 썼다. 그러자 트위터에서는 ‘보이콧 뮬란’이라는 해시태그와 류이페이 비난 글이 잇따랐다.

시위 원인이 됐던 송환법은 철회됐지만, 홍콩과 중국 중앙정부 사이의 긴장은 여전하다. 지난 6월 반정부 활동 시 최고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홍콩보안법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뮬란> 개봉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류이페이의 발언이 다시 소환돼 비난받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지난 8월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초우가 체포되자 트위터에는 초우야말로 ‘진짜’ 뮬란이라며 석방을 촉구하는 글이 잇따랐다.

웡은 디즈니가 각본과 캐릭터 국적을 수정하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시장인 중국에 굴복했다고 주장했다. 각본은 원작 애니메이션에 비해 모티프가 된 6세기 중국 신화의 내용을 더욱 많이 반영했으며, 일부 장면은 중국 현지에서 촬영됐다.

디즈니는 엔딩크레딧에 위구르족 무슬림들이 구금된 것으로 여겨지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정부 보안기관에까지 감사를 표하면서 비난 여론을 키웠다. 독일의 중국 소수민족 문제 전문가 아드리안 젠즈 박사는 BBC에 “디즈니가 감사를 표한 투르판시 공안국은 위구르인들이 구금된 수용소를 운영하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 수용소를 이슬람 극단주의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이들이 자진 입학하는 직업학교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위구르족의 종교와 민족 정체성 말살을 위한 구금 및 사상전향 교육시설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웡의 <뮬란> 보이콧 독려 글에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은 물론 태국의 민주화 운동가들까지 호응하고 있다. 최근 태국에서는 장기간 군정과 군주제를 개혁하자는 시위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홍콩 시위대가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동맹이 형성됐다. 11일 중국 개봉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을 노크하는 <뮬란>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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