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혼맥 분석사이트 만든 김성순씨 “재벌공화국 음서제가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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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혼맥 분석사이트 만든 김성순씨 “재벌공화국 음서제가 문제죠”

입력 2020.05.29 14:50

  • 정용인 기자

그는 오랜 취재원이었다. 그가 건넨 ‘여의도 뒷이야기’가 꽤 많은 기사의 단초가 됐다. 김성순씨(52).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수도권 기초단체장 공천신청을 냈지만, 예비경선에서 탈락했다. 궁금하던 차에 연락이 왔다. ‘어떻게 지내시느냐’는 물음에 “몸 쓰는 일하며 근근이 입에 풀칠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마 사실일 거다. “그리고 시간 나면 틈틈이 사이트 업데이트를 하고….”

사진/정지윤 기자

사진/정지윤 기자

사실 그가 건넸던 이야기는 정사(正史)라기보다 활자화하기 어려운 야사(野史)에 가까웠다. 그는 기자가 아는 범위 내에서 달빛에 물든 ‘여의도 야사’의 최고 권위자였다. 그 역량을 투여한 사이트라면? 그가 만들었다는 사이트 이름은 ‘사돈의 팔촌 新대동보’다. 아직 테스트단계다. 혼맥과 혈연으로 얽혀 있는 대한민국 기득권 족보를 보여주는 사이트다.

“기득권 타파를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 기득권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요. 대한민국의 기득권은 담론이 아니라 결혼을 통해 연합되어 있는 개개의 가문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500년 조선왕조사는 결국 230개에서 260개의 양반가문 연합체로 기득권이 채워져 있는데, 그게 조선 후기에 이르러 420개로 늘어나요. 한국은 아직도 조선왕실 인연이 핵심축에 있어요. 가령 이하응의 손녀는 이완용가와 결혼하는데, 외손녀 조씨는 이시영 가문 며느리가 됩니다. 한쪽은 친일파, 다른 한쪽은 독립운동가. 역설적이지 않나요?”

이런 역설적인 사례는 재벌가에서도 발견된다고 그는 덧붙인다. 독립운동가 가문에서 친일에 앞장선 인물이 나오고, 일제 강점기 때 귀족작위를 받은 가문에서 부모를 배신하고 독립운동에 투신한 인사가 나온다. 칼로 물 베듯 친일청산이 쉽지 않은 이유라고 했다. 그가 파악한 한국의 기득권층의 ‘그랜드서클’은 약 4600명으로 구성된 폐쇄적인 이너서클. “조사하다 보면 한국사회에서 출세하려면 결국 이 이너서클과 연(緣)을 맺는 데 성공하냐에 달려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예요. 예를 들어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노태우 같은 이들은 자신들이 권력을 가지고 있을 때, 이 기득권 가문들과 자신의 아이들을 결혼시킵니다.”

사이트는 음악인 후배 남정완씨가 영국왕실과 모르몬교 혼맥 분석 공개프로그램(GNU) 웹트리를 가져와 한국적 형편에 맞게 개작해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담는 콘텐츠죠.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원칙은 100% 퍼블리시된 정보만 가져옵니다. 혼맥 정보는 언론 부고란 등에 나와 있는 정보를 취합해 얻는 거예요. 여기에 증권사 주주명부에 보면 생년월일이 다 나와 있는데 기존의 정보에 맞춰보면 구체적인 인물이 특정됩니다. 명예훼손도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대한민국에서 문제는 재벌세습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든, 정치권이든 세습은 안 됩니다. 이번 총선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의 사례에서 보듯 아들이 아무리 잘났더라도 세습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재벌은 비난을 안 받는 거, 이상하지 않습니까. 진짜 음서제가 있다면 재벌공화국 음서제가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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