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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여신, 힌두 민족주의에 반기

입력 2020.01.17 18:23

  • 박효재 국제부 기자

인도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시민권법 개편 반대 시위에 참여했던 최고 인기 여배우 디피카 파두콘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현지 타블로이드지 <메일투데이>는 1월 15일 칼럼에서 파두콘이 출연한 영화 <차파크>의 저조한 흥행성적을 언급하면서 파두콘이 시위 참여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조롱했다. 모디 정부의 ‘힌두 민족주의’를 지지하는 극우보수 언론들까지 가세해 협공하는 모양새다.

영화  스틸컷

영화 <옴 샨티 옴> 스틸컷

파두콘이 지난 1월 7일 뉴델리의 자와하랄 네루대에서 열린 시민권법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별다른 발언 없이 학생들 곁에 서 있던 게 전부였지만 모디 정부의 힌두 민족주의, 무슬림 탄압 정책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인도의 다수 극우보수 언론들은 파두콘이 곧 개봉할 영화 홍보차 모습을 드러냈다거나, 사태의 본질도 잘 모르면서 시위에 참가했다고 비난했다.

영화 의 한 장면

영화 <파드마바티>의 한 장면

모디 총리는 2014년 취임 이후 줄곧 힌두 민족주의를 밀어붙였다. 특히 지난해 5월 총선으로 재집권한 이후에는 더욱 노골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70여 년 동안 자치를 누려온 무슬림 지역인 잠무카슈미르 주정부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카슈미르를 봉쇄했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이웃 국가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온 이들에게 인도 시민권을 주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민자들 중에서도 힌두교·불교·기독교·시크교·파르시교·자이나교 신자만 시민권을 허용했다. 모디 정부는 무슬림은 소수자가 아니기 때문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디 정부의 저의를 의심하는 시각도 많다. 인도의 무슬림 비율은 14%로 인구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힌두교 신자(80%)에 비하면 여전히 소수라서 시민권법 배제 사유는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아삼주에서 불법 이민자 색출을 목적으로 시행 중인 국가시민명부(NRC) 등록 제도와 결합할 경우, 종교 차별을 금지한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파두콘은 모디 정부의 ‘힌두 민족주의’ 질주에 반기를 든 셈이다. 파두콘은 ‘킹칸’이라고 불리는 인도 국민배우 샤룩 칸과 함께한 발리우드 데뷔작 <옴 샨티 옴>으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현재 가장 많은 출연료를 받는 여배우가 됐다. 배우 겸 영화제작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패션 디바로 최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남편 란비르 싱도 인기 배우다. 파두콘은 빼어난 미모로 여신이라 불리지만 솔직한 성격 때문에 인간미 있는 배우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우울을 앓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무엇보다 파두콘이 주목받는 이유는 각종 사회문제에도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그는 인도에서 미투(성폭력 고발) 운동을 이끌었다. <차파크>도 인도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지목되는 염산 공격 테러 생존자의 실화를 다뤘다. 그런 그가 이번엔 모디 정부의 무슬림 탄압을 앞장서서 비난했다. 인도 보수여론의 인신공격과 선을 넘은 비난이 갈수록 격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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