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들의 도덕성 문제로 방송을 잠정 중단했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 대대적인 물갈이를 거쳐 12월 8일 시즌4로 돌아온다. 새 시즌에는 배우 연정훈과 김선호, 가수 김종민과 딘딘, 아이돌 그룹 빅스 멤버 라비, 코미디언 문세윤이 출연하며 방글이 PD가 연출을 맡는다. 방 PD는 <1박2일> 12년 역사상 첫 여성 선장이자 <1박2일>을 경험하지 않은 PD이기도 하다.
KBS
재정비 뒤 <1박2일>의 새 출발을 바라보는 KBS의 내부 시각에는 ‘절실함’이 담겼다. KBS는 올 상반기 396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 5월 양승동 사장 취임 1주년 간담회 당시 이훈희 제작2본부장이 “<1박2일>의 무기한 방송 중단은 KBS의 수익에 심각한 타격”이라고 언급한 것은 <1박2일>이 KBS에 벌어다주는 광고수익이 상당했음을 시사한다.
수익사업 이상으로 <1박2일>은 KBS의 자존심 같은 프로그램이다. 전성기 시절 시청률은 최고 40%에 육박했고, 미디어 환경이 변화한 뒤에도 10%대 후반에서 20%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했다. <1박2일>은 미발굴된 관광지, 상대적으로 홍보가 덜 된 지역을 찾아가 훈훈한 지역민심을 전하는 역할을 하곤 했다. 공영방송으로서 공익적 측면과 재미를 다 잡은 프로그램이라는 의미다.
때문에 새 출발하는 <1박2일> 출연진과 제작진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다행히 새롭게 꾸려진 진용이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을 통해 감각적인 편집능력을 보여줬던 방글이 PD의 개성이 기대된다. KBS는 방 PD에게 나영석 PD가 연출하던 <1박2일> 전성기 시절을 분석하고 이를 방 PD 특유의 감각으로 재해석해 ‘세련된 촌스러움’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일종의 ‘온고지신’이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과거의 영화와 현재를 잇는 연출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새로운 여성 스타 PD의 탄생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법하다.
여기에 시즌4까지 살아남은 김종민의 내공과 맏형 연정훈의 리더십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좀처럼 소비되지 않았던 배우 김선호의 활약과 막내 라비의 새로운 모습은 젊은 시청자들을 유입할 카드로 꼽힌다. KBS가 시청자위원회의 자문하에 출연자 검증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1박2일> 재개에 앞서 중요한 건 KBS 내부의 소통과정 정비다. 시즌3 출연자였던 정준영의 성추문 논란이 불거졌을 때, 차태현·김준호 등 멤버의 내기골프 논란이 보도됐을 때,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던 제작진의 조급한 마음과 달리 KBS는 끝내 <1박2일> 방송을 잠정 중단했고, <열린음악회>로 자리를 옮겨야 했던 담당 PD는 결국 KBS를 떠나 MBN으로 이적했다. 내부 사정이야 낱낱이 알 수 없지만 언론을 향해 “젊은 PD들의 자신감 회복이 먼저”라는 외침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어렵게 들어온 직장의 에이스 PD들이 끝내 사표를 던질 수밖에 없는 답답한 조직의 현실 역시 돌아보고 고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