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 새 출발 <놀면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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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 새 출발 <놀면 뭐하니>

입력 2019.08.02 14:53

  • 조은별 브릿지경제 문화부 기자

김태호 PD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했을 때 마음이 두 갈래로 나뉘었다. 스타 PD의 신작인 만큼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된다는 마음 반, <무한도전> 연출 당시 적잖이 기자들의 속을 썩였으니 ‘이번에는 고전해봐라’는 얄미움이 반이었다. 기자도 사람이다 보니 취재에 잘 응해주는 취재원들에게 마음이 가는 게 인지상정이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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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김태호 PD는 나영석 PD와는 상당히 결이 다른 사람이다. 나영석 PD가 연출만큼 홍보에도 최선을 다하는 것과 달리 김태호 PD의 홍보력은 사실상 0점에 가깝다. 콘텐츠가 좋으니 홍보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찾는 곳이 많다보니 홍보에 신경을 쓸 여력조차 없었을 것이다. 기자 초년병 시절, 김태호 PD와 기사 내용으로 입씨름을 펼친 뒤 씩씩대거나, 그가 전화를 받지 않을 때마다 데스크는 “김태호 PD의 새 작품이 1%대 시청률이 나오면 기자들과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다독이곤 했다. 그때는 몰랐다. 그 나중이 무려 13년이나 걸릴 줄은.

<놀면 뭐하니>. 김태호PD가 유재석과 손잡고 내놓은 새 예능 프로그램 제목이다. 기사도 제목이 반을 차지하듯 TV 프로그램명은 시청자를 유혹하는 간판인데 심플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유튜브를 통해 선공개된 콘텐츠와 1회만 봤을 때는 ‘대박’의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고정 출연자는 유재석 단 한 명. 그를 통해 조세호, 태항호, 딘딘, 유노윤호, 유희열, 하하, 장윤주 등 새로운 인물들이 굴비 엮듯 모습을 드러낸다. 조세호의 집은 일종의 고정 스튜디오다. 마치 <마블>시리즈의 쉴드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놀면 뭐하니>는 <무한도전>이 13년간 해내지 못한 새로운 영역을 제시했다. ‘관찰’의 형식을 빌린 ‘릴레이 카메라’는 점차 캐릭터 버라이어티화돼 가고 있는 관찰예능에 ‘리얼 관찰’의 민낯을 보여줬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방송인 유재석조차 PD와 작가 없이 달랑 카메라 한 대만 남겨진 상황에서 어찌 할 줄 몰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신선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카메라 수십 대를 동원한 최초의 예능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인데 카메라 한두 대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 극도의 미니멀리즘이 인상적이다.

TV와 유튜브, 이원화 버전을 통해 시청률이 아닌 유튜브 조회수라는 새로운 평가지표를 제시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일이다. 토요일 오후 시간대 ‘2049 시청률’이 전체 10%가 안 되는 현실에서 유튜브 조회수는 광고를 팔아야 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에 또 다른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스타들의 손을 거쳐 뻗어나가는 관찰 카메라는 늘 새 얼굴에 목말라했던 제작진과 시청자들에게 저절로 게스트를 섭외하는 효과까지 안길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인 셈이다. <놀면 뭐하니>를 허브 삼아 <마블> 시리즈의 스핀오프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김태호 PD의 예능 세계관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이미 <릴레이 카메라>, <조의 아파트>,

<대한민국 라이브> 등 하위 꼭지들이 시청자들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도 빌런은 역시 기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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