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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시 공화국에 던지는 화두

입력 2019.07.05 15:16

  • 조은별 브릿지경제 문화부 기자

“이것들이 사람 죽은 것 갖고 장사하고 있지.”

tvN

tvN <검블유>

송중기·송혜교 커플의 ‘세기의 이혼’ 기사의 여파가 채 가라앉지도 않았던 주말, 배우 전미선씨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평소 좋아했던 배우의 비보였지만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주말이라 집에서 속보처리를 마친 뒤 간신히 한숨 돌리고 TV를 틀자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 여주인공 배타미(임수정 분)가 무섭게 화를 내며 언론을 질책했다. 과거 유흥업소에서 종사한 전력이 공개된 톱스타 한민규(변우석 분)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자 자살을 기도했기 때문이다. 한 매체가 속보로 ‘한민규, 이송 중 사망’이라고 보도하자 수많은 매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제목만 따라 썼다. 전미선씨의 사망 당일, 포털사이트 현실과 정확하게 일치한 디테일에 가슴 한구석이 뜨끔했다.

포털사이트 종사자들의 애환과 30대 여성 직장인의 성장을 그린 <검블유>는 작금의 언론 현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드라마다. 드라마는 ‘실시간 검색어’로 대변되는 포털사이트의 현실을 통해 지라시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언론에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한다. 1회에서는 실시간 검색어 조작논란으로 청문회에 불려간 배타미가 이를 당차게 극복하는 모습을 그렸고 이후에도 루머 생성, 지라시 유포 등 ‘검색어’가 상승하는 다양한 현상을 짚었다. 특히 한민규가 자살을 기도한 4회에서는 검색어 이슈를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를 상세하게 묘사해 눈길을 끌었다.

극중 배타미는 “실시간 검색어는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하는 현상이며 이슈도 사람들의 알 권리”라고 말한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송중기·송혜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은 톱스타이고 이들의 이혼 소식은 대중의 관심사다. 전미선씨는 30여년간 대중의 옆에서 호흡해온 명품 배우다. 하지만 그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송중기와 송혜교가 어쩌다 이혼했는지, 그 속내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렇다보니 언론은 확인이 어려운 진실보다 가십성 기사를 쏟아내기에 급급했다. 송중기 탈모, 송중기 아버지, 송중기 송혜교 궁합, 배우 박보검과 전미선의 남편 박상훈씨 등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포털사이트를 장식했다. 전직 언론인과 법조인 출신 유튜버는 송혜교가 만났던 남자들에 대해 언급하거나 이혼의 원인을 송혜교로 몰고 가 빈축을 샀다. 출처가 불분명한 이런 내용들은 다시 언론사 디지털 뉴스팀 인턴기자들의 타이핑을 통해 기사 형태를 갖춰 포털사이트에 송고된다. 광고수익이 급격히 떨어진 언론은 이른바 ‘클릭장사’를 위해 남의 아픔을 팔아 젖힌다.

<검블유>의 차현은 경쟁사인 유니콘이 한민규의 프로필을 사망으로 수정하자 “우리 이런 건 경쟁하지 말아요”라고 제지한다. 드라마가 언론을 묘사하는 게 아니라 언론이 드라마를 보며 보도 준칙을 바로 세워야 하는 현실. <검블유>가 ‘옐로저널리즘’이 극에 달한 언론에 전하고픈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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