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서인천IC 구간 ‘인천대로’로 탈바꿈 주변지역 도시재생사업 추진
50년간 인천과 서울을 잇는 대동맥 역할을 하는 경인고속도로는 이제 더 이상 고속도로가 아니다. 인천의 지방도로인 ‘인천대로’로 명칭이 바뀌었다. 제한속도는 시속 100㎞가 아니다. 70㎞다.
1968년 개통된 우리나라 최초의 경인고속도로는 도시가 팽창하면서 인천을 동서남북으로 단절시켜 주변에 심각한 슬럼화를 가속화시켰다. / 인천시 제공
다른 지방도로와 마찬가지로 인천대로도 어디서든 진출·입할 수 있다. 2025년까지 차로를 좁히고, 평탄화 작업을 벌여 남은 공간에는 보도와 공원도 생긴다. 높은 방음벽도 모두 철거되고 상가와 빌딩들이 들어서 인천지역의 도로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지역 단절서 시민 소통의 장으로
1968년 개통된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는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에서 시작해 신월IC까지 총 22.1㎞다. 경인고속도로가 건설될 당시만 해도 경인고속도로는 인천의 외곽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도시가 팽창해 경인고속도로는 이젠 도심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인천을 동서남북으로 단절시켰다. 하루 15만대가 넘는 차량이 통행하지만 출·퇴근시간에는 상습정체로 고속도로 기능까지 상실해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여기에다 고속도로 주변은 개발이 안 돼 슬럼화가 진행됐다. 소음과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도 가속화돼 경인고속도로는 인천지역에 불편을 끼치는 애물단지가 됐다.
이에 인천시는 지역 단절 해소와 함께 낙후된 경인고속도로 주변을 개발하기 위해 2009년부터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을 추진하고 정부에 관리권 이전을 요구했다. 2015년 정부와 인천시는 고속도로 시작점부터 서인천IC까지 이관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2년 후인 2017년 12월 10.45㎞, 폭 50m의 고속도로와 교량 13개, 가로등 693개, 방음벽 18.76㎞ 등 도로시설과 도로부속물 8개 분야 29종이 인천시로 넘어왔다. 정부가 관리하는 고속도로를 이관받아 지방도로로 전환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인천시는 경인고속도로의 명칭을 ‘인천대로’로 바꾸고, 도화IC와 가좌IC 등 2곳의 진출·입로 외에 지난해 4월부터 주안산업단지와 인하대학교, 방축, 석남 등 4곳에 진출·입로를 추가로 개설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했다.
또한 2025년까지 4058억원을 들여 높이 2∼11m의 방음벽과 옹벽 20㎞를 제거하고 20개의 교차로와 지하주차장, 문화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고속도로 양측 측도를 주택가와 수평이 되도록 평탄작업을 벌여 왕복 3∼4차선을 2∼3차선으로 줄이고 남는 공간에는 인도와 실개천 등을 만들어 사람·공원·문화가 어우러진 소통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대로 주변지역 개발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대로 주변 11곳 260만㎡를 우리 동네 살리기형, 주거지 지원형, 일반 근린형, 중심시가지형, 경제기반형 등으로 나눠 권역별 특색에 맞게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동네 살리기는 인천대로 시작 지점인 용현동 용현감리교회 일원 3만9092㎡, 용현동 독정골어린이도서관 일원 6만2321㎡, 도화동 도화초등학교 일원 2만2735㎡, 가좌동 대명연립 일원 4만5886㎡, 가정동 원일그린빌라 일원 5만2402㎡다.
주거지 지원형은 석남동 석남 5·6구역 해제지역 일원 11만6600㎡, 가정동 대동연립 일원 10만5180㎡다.
일반 근린형은 숭의역 일원 16만8632㎡, 제일시장 일원 9만9106㎡, 가정동 정서진중앙시장 일원 9만9812㎡이며, 경제기반형은 가좌IC 혁신지구 135만1832㎡다.
인천대로 석남역 주변은 석남어울림센터와 혁신일자리클러스터 등 중심상업지역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 인천시 제공
중심시가지형은 석남역 더블역세권 일원 21만3392㎡, 인하대학교 일원 22만9193㎡다.
서구 가정루원시티에서 석남거북시장까지의 석남역 더블역세권은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이라는 주제로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추진한다. 이곳에는 2023년까지 1779억원을 들여 석남어울림센터를 짓고 혁신일자리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인천~서울까지 지하터널 추진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일원에는 용현 Triple-C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추진된다. 이곳에는 2023년까지 1871억원을 들여 어울림센터와 자연숲 공연장, 상생협력상가 등이 들어선다.
허종식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50년 동안 지역 단절로 슬럼화와 도심 공동화가 진행되던 인천대로 주변을 개발하면 그간 고속도로로 인해 고통받아온 시민들에게 더 나은 생활공간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인고속도로 전체 구간 중 절반 이상이 인천대로로 전환되고 주변이 개발되면서 다양한 교통대책도 마련되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대로 주변 12개 도로에 대해 차로 조정과 신호·교차로 등 교통운영체계(TSM)를 개선하고, 부평구청∼장고개 등 5개 도로를 개설해 인천대로와 연결시킬 예정이다.
또한 나머지 서인천∼신월IC 구간에는 지하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민간사업자인 ㈜경인고속도로가 8488억원을 들여 2028년까지 추진하는 지하화 사업은 지난해 말 적격성 조사에서 비용 대 편익(B/C)이 0.98로 나왔지만 영종과 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 개통을 조건으로 했을 때는 1.13이 나와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지하도로에 승용차만이 아닌 버스와 화물차도 다닐 수 있게 하고, 기존 상부도로도 옹벽 등을 철거해 인천대로처럼 일반화할 것을 민간사업자에게 요구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 끝단인 신월IC부터 여의도까지 연결하는 서울제물포터널은 내년 10월 개통한다. 민간사업자인 서울터널㈜이 4546억원을 들여 2015년 10월 착공한 제물포터널은 왕복 4차선에 7.53㎦로, 지난 4월 공정률은 56%다. 두 터널이 개통하면 인천·부천 등과 서울 간 통행시간이 대폭 단축되고 교통혼잡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도 있다. 특히 경인고속도로의 인천대로 전환으로 기존 이용 운전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진출·입 표지판이나 중앙분리대 등 겉보기엔 멀쩡한 고속도로인데, 제한속도는 시속 100㎞에서 70㎞로 줄고, 고속도로 구간도 인천대로 구간이 빠지면서 서인천IC에서 부평요금소까지 3㎞에 불과한 거리가 통행료 900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