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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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

입력 2019.05.20 11:17

  • 박병률 경제부 기자

히어로 총출동 ‘구축효과’일까 ‘승수효과’일까

10년간 22편의 영화를 쏟아낸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1기가 끝났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2008년 <아이언맨>부터 올해 <캡틴 마블>까지 솔로무비의 히어로들이 총출동해 이야기를 마무리짓는다. 오랜 시간 마블과 함께했던 ‘덕후’들이 n차관람(같은 영화를 2회 이상 보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은 전작인  이후 살아남은 어벤져스 멤버들과 타노스의 최종전을 그린 영화이다./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전작인 <인피니티 워> 이후 살아남은 어벤져스 멤버들과 타노스의 최종전을 그린 영화이다./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어벤져스 4편인 <엔드게임>은 3편인 <인피니티 워>에서 이어진다. 타노스는 뜻대로 인류의 절반을 없앴다. 살아남은 어벤져스는 오합지졸이 됐다. 하지만 먼저 떠난 이들의 희생을 헛되게 할 수는 없다. 운명을 바꾸기 위해 남은 어벤져스는 최후의 전쟁에 뛰어든다.

안소니 루소와 조 루소 감독이 공동연출한 <엔드게임>은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한다. 20여명의 히어로들이 총출동해 최강의 적과 맞붙는다. 역대 어떤 블록버스터도 흉내내지 못한 물량공세다. <엔드게임>의 제작비는 마케팅비를 합쳐 5억5600만 달러에 달한다. 우리돈 6000억원이 넘는다.

히어로가 많으면 많을수록 어벤져스의 힘도 세질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팀의 능력은 조직원 수에 비례하지 않는다. 이른바 ‘링겔만 효과’다. 독일 심리학자인 링겔만에 따르면 줄다리기에서 한 명이 당겼을 때 그가 내는 힘은 약 63㎏ 정도였다. 그런데 3명이 함께 줄을 당기니까 한 사람이 쓴 힘은 53㎏으로 줄어들었다. 8명일 때에는 1인당 31㎏만 썼다. 1인당 쓰는 힘이 이처럼 작아진 것은 익명성에 숨어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앞·뒤의 사람과 부딪혀서 최고의 힘을 발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히어로가 많이 나온다고 영화가 더 재밌는 것은 아니다. 히어로를 잔뜩 투입시켰더니 캐릭터에 밀려 스토리가 사라져서 망작이 되는 일종의 ‘스토리 구축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경제학에서 구축효과란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투자를 늘렸더니 민간부문의 투자가 위축(구축)돼 경기진작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채권시장에서 안전자산인 국채가 많이 팔리면 민간기업이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회사채나 기업어음이 찬밥 신세가 될 수 있다. 혹은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면 시중금리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대출이 어려워져 민간투자 여건이 나빠질 수도 있다. 구축효과는 정책 부작용의 사례로 종종 쓰인다.

하지만 <엔드게임>에서 구축효과는 없었다. 20여명의 히어로들이 각기 다른 개성을 뿜어대면서 ‘승수효과’를 일으켰다. 승수효과란 어떤 경제요인의 변화가 다른 경제요인의 변화를 유발해 파급효과를 낳고 그 파급적 효과가 또 파급효과를 낳아 최종적으로는 처음 몇 배의 증가를 나타내는 총효과를 말한다. 아이언맨, 토르,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 앤트맨, 캡틴 마블, 헐크, 네뷸라, 스칼렛 위치, 스파이더맨 등이 적재적소에 배치되면서 <엔드게임>은 재미가 배가됐다. 히어로들과 함께 원작 코믹스에 대한 오마주, 전작과 이어지는 각종 패러디가 빈틈없이 채워졌고, 그러면서 3시간2분의 러닝타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과거와 달리 최근 영화는 여러 명의 주연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극한직업>이나 <맘마미아>가 대표적이다. 특정 주인공에게 일방적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게 아니라 각 캐릭터들에게도 주목도가 적절히 분배된다. K팝의 보이그룹이나 걸그룹도 가급적 많은 멤버를 무대에 세운다.

백인 남성 히어로 위주였던 MCU 1기와 달리 2기는 여성·흑인 히어로 등이 스토리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환경, 인종, 인권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현실의 문제는 히어로의 구축효과로 이어질까, 승수효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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