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을 통일한 바이킹왕 ‘블루투스’
여의주를 입에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용은 동아시아 전설에 존재하는 두렵고 신령스러운 존재다. 하지만 ‘꿈 공장’ 드림웍스 앞에서는 용도 길들일 수 있는 대상이 된다. 2010년 개봉한 <드래곤 길들이기>는 바이킹 소년 ‘히컵’과 나이트 퓨어리 ‘투슬리스’가 적에서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드래곤 길들이기 2>를 통해 힘을 합쳐 적을 막아낸 둘의 우정이 10년 만에 막을 내린다. 딘 데블로이스 감독은 3편 제작과 관련해 “콜럼버스가 바다 끝 미지의 세상이 있고 지구는 둥글다는 것을 증명하듯, 관객들이 이곳에 함께 들어오는 순간 드래곤들과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가장 궁극적인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드래곤 길들이기 3>는 바이킹 족장 히컵과 그의 영원한 친구 투슬리스가 누구도 찾지 못했던 드래곤의 파라다이스 히든월드를 찾아 떠나는 마지막 모험을 그렸다./유니버셜
바이킹과 드래곤이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던 버크섬. 이곳에 드래곤 헌터 그리멜이 나타나면서 <드래곤 길들이기 3>가 시작된다. 위협을 느낀 히컵은 버크섬을 버리기로 한다. 드래곤과 섬 주민인 바이킹들과 함께 새로운 거처를 찾아 대이동을 한다. 하지만 이제는 바이킹과 드래곤들도 헤어질 때다. 하얀 ‘라이트 퓨어리’와 사랑에 빠진 투슬리스는 드래곤들과 함께 용들의 세상 ‘히든월드’로 떠난다.
히컵 일행의 이동은 게르만 대이동과 닮았다. 바이킹은 유럽 북부 스칸디나비아 반도 쪽에 살았던 종족을 말한다. 뛰어난 조선·항해술을 갖고 있어 영국과 프랑스의 해안은 물론 내륙인 동로마제국까지 괴롭혔다. 바이킹은 온난화를 피해 8세기부터 11세기까지 남하하며 유럽의 문화, 예술, 언어, 과학기술에 큰영향을 미쳤다.
전자기기를 10~100m 정도 거리에서 무선으로 서로 연결하는 무선인터페이스 규격을 ‘블루투스(Bluetooth)’라고 부른다. 스마트폰와 무선헤드셋에 적용되는 기술로 PC, 프린터, 스마트폰, TV, 냉장고 등도 연결할 수 있다. 이 명칭은 10세기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통일한 바이킹 왕 ‘헤럴드 블루투스 곰슨(910~985)’에서 유래한다. 북유럽을 통일한 왕처럼 각종 디지털기기를 하나로 묶은 통신환경을 구축한다는 뜻이다. 1988년 에릭슨 주축으로 IBM, 인텔, 노키아, 도시바 등이 참여해 결성한 블루투스 SIG에 의해 세계적인 규격으로 자리잡았다. 처음에는 프로젝트 명이었지만 추후 기술 브랜드로 발전됐다고 한다.
블루투스를 영어 그대로 해석하면 ‘푸른 이’가 된다. 왕이 전투 중 치아를 다쳐 파란색 의치를 넣었는데 웃을 때마다 파란 이가 드러나 ‘블루투스’라는 이름이 됐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설은 왕이 블루베리를 워낙 좋아해 이가 파래졌다는 얘기가 있다. 블루투스 왕은 기독교 문화를 덴마크에 정착시켰다. 생활이 안정되면서 당대 덴마크인들의 존경을 받았다.
바이킹의 모험정신과 개척정신, 전문성은 오늘날 세계 경제에도 큰 기여를 했다. 컴퓨터 마우스, 잉크젯프린터, 액정디스플레이, 이동전화 등은 스웨덴이 발명했다. 올레 해드크비스트는 저서 <바이킹 경영학>을 통해 바이킹의 7가지 행동규범이 북유럽의 강한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①전문화된 기술로 무장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것 ②상대방을 이해하고 융화하려는 자세를 가질 것 ③규칙을 지키고 공정하게 거래할 것 ④‘혼자는 강하다’는 정신을 갖고 강렬한 개인의 힘을 발휘할 것 ⑤관료주의를 배제하고 속도를 중시하는 슬림화된 조직을 만들 것 ⑥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가 정신을 가질 것 ⑦최소 투자로 최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을 세울 것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