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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입력 2019.03.25 15:30

  • 박병률 경제부 기자

공식실업자 수와 체감실업자 수의 괴리

2019년 2월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9.5%에 달한다. 전체 실업률(4.7%)의 두 배다. 청년들이 취직하기 힘든 시대인 게 맞다.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의 사회생활 분투기를 다룬 영화 의 포스터./NEW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의 사회생활 분투기를 다룬 영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의 포스터./NEW

정기훈 감독의 영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는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분투하는 청년들을 그렸다. 소재는 언론이다. ‘스포츠동명’의 연예부 수습기자로 도라희(박보영 분)가 입사한다. 첫날 욕설을 내뱉는 부장의 고성에 언론에 대한 환상은 깨지고 고달픈 기자생활이 시작된다. “열정만 있으면 못할 게 뭐 있느냐”는 부장의 말에 떠밀려 취재현장에 뛰어들지만 녹록지 않다. 취재원을 공격하기 위해 없는 기사를 만들어내야 하고, 힘들게 취재한 특종은 광고주 눈치를 봐야 하는 언론의 현실은 도라희가 생각하는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

근무를 마치고 동기들과 삼겹살 불판 앞에 앉은 자리. 불만이 터져나온다. “우리가 이런 대접받으려고 쌔빠지게 공부한 것은 아니잖아.” “말이 좋아 수습이지 사실은 비정규직이래.” 당장이라도 회사를 박차고 나갈 분위기. 이때 한 동기가 말한다. “우리나라 공식 실업자 수 86만이야.” 또 다른 동기가 말한다 “실제로는 290만명.” “그러니까 잔소리 말고 버틸 생각이나 하자고.”

공식실업자 수와 체감실업자 수의 차이는 200만명이나 된다. 왜 이럴까? 국제기준으로 정의된 실업자의 범주는 좁다. 통계청은 매달 고용조사를 매월 15일이 포함된 1주간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이 중 실업자란 ①조사대상 주간에 수입이 있는 일을 하지 않았고, ②지난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던 사람으로서 ③일자리가 주어지면 즉시 취업이 가능한 자를 의미한다.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실업자가 될 수 있다.

예컨대 대학 졸업 뒤 취업을 위해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면 통계상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다.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수강’에 해당한다. 그런데 입사시험을 치면 실업자가 된다. 이런 식으로는 직장을 구하러 다니는 실제 인구를 파악하지 못해 현실과 괴리가 생긴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고용보조지표다. 통계청은 공식실업률 외에 3개의 고용보조지표를 추가로 발표하고 있다.

고용보조지표1은 실업자에 시간관련취업가능자를 더했다. 시간관련취업가능자란 실제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이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고 추가 취업이 가능한 사람이다. 고용보조지표2는 잠재경제활동인구를 감안한다. 잠재경제활동인구란 비경제활동인구(쉬었음, 가사·육아, 재학·수강, 연로, 구직단념자 등) 중에서 ①4주간 구직활동을 했지만 조사대상 기간에 취업이 가능하지 않았던 자나 ②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조사대상 주간에만 취업을 희망한 사람들을 합친 개념이다. 고용보조지표3은 실업자에 시간관련취업가능자와 잠재경제활동인구까지 더했다. 가장 포괄 범위가 넓어 확장실업률이라고 한다.

2019년 2월 우리나라 실업률은 4.7%, 실업자 수는 130만3000명이다. 고용보조지표3을 기준으로 본 확장실업률은 13.4%, 실업자는 265만2000명으로 확대된다. 영화 속 표현이 얼추 맞는 셈이다. 청년 확장실업률은 무려 24.4%나 된다. 청년 4명 중 1명은 직장을 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청년수당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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