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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츠비’와 정준영 논란 책임론

입력 2019.03.18 14:10

  • 조은별 브릿지경제 문화부 기자

2016년 12월 28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빅뱅 승리는 “일본 손님들이 한국에 온다고 해서 핫한 장소를 대관해 ‘판타스틱 페스티벌 크리스마스 사교파티’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지드래곤은 “(파티가) 장관이었다. 강남에서 논다는 애들은 다 왔다”며 “요즘 얘(승리)가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 푹 빠져 있는데 밤 12시에 3층 DJ 부스에서 산타 복장을 한 예쁜 여자분들과 디카프리오처럼 내려왔다”고 당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본 MC 윤종신은 “이것이 셀러브리티 라이프”라고 치켜세웠고 김구라는 “‘개츠비 승리’라고 불러줄게”라고 했다. MC도, 제작진도, 시청자도 그때는 몰랐다. 그 한마디가 3년 뒤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줄.

[톡톡TV]‘승츠비’와 정준영 논란 책임론

빅뱅 승리가 이사로 재직했던 클럽 ‘버닝썬’ 폭행사건이 대한민국을 뒤흔든 가운데 승리에게 ‘승츠비’라는 캐릭터를 안긴 예능 프로그램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라디오스타>에서 클럽 파티 에피소드를 공개한 승리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아예 ‘승츠비’ 캐릭터로 나선다. 방송에서 승리는 “연예인 사업이니까 얼굴과 이름만 빌려주는 줄 아는데 전 진짜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출연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아예 클럽 ‘버닝썬’의 존재를 공개했다.

20년 경력의 한 방송작가는 “승리는 작가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예능 소재”라고 고백했다. 한류스타이자 젊은 사업가로서 돈과 성공에 대한 욕망을 원색적으로 드러냈던 승리는 자본 만능주의 시대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대중이 가장 원하는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제작진은 승리의 일상 중 문제의 소지가 될 만한 것들을 배제하고 가장 안전한 방향으로 편집해 보여준다. 그 결과물이 이제 부메랑이 돼 제작진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제작진도 책임론을 피해 가지 못한다. 3년 전 정준영의 몰카 사건 당시 제작진은 3개월의 자숙 뒤 그를 복귀시켰다. 제작진의 심경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1박2일> 같은 대형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경우 장시간 촬영으로 제작진과 출연진이 어느 정도 ‘패밀리십’을 형성했다. 수사기관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몰카 사건을 ‘순간의 잘못’으로 치부하기 십상이다.

어쩌면 위험 시그널을 읽었어도 눈을 감았는지 모른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제작진은 방대한 사전조사를 통해 출연자와 밀착관계를 형성한다. 하지만 긴 호흡으로 장시간 함께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논란의 소지를 감지해도 “지금 잘나가는 스타니까”, “이런 캐릭터가 없으니까”, “범법행위가 아니니까” 등등 여러 이유로 묵인해 버린다. 잘못된 판단은 이제 성난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폐지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 때문에 폭격 맞은 심경으로 정준영의 흔적을 편집하고 있을 제작진의 얼굴이 떠오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결국 엄격한 검증시스템만이 시청자와 프로그램을 위한 안전장치라는 명제를 새삼 상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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