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기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하여 관련 법률인 특허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을 개정했고, 오는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마케팅 분야에서 유명한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교수는 <플랫폼 제국의 미래>에서 IT 분야에서 일어난 기술 혁신이 우리 일상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그 이면에는 어떠한 요소가 있는지 등을 박진감 있게 묘사했다.
Gratisography / @Ryan McGuire40
물론 이러한 IT기술의 혁신은 직접적으로는 엔지니어들의 뛰어난 능력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일상을 바꾼 혁신이 왜 주로 특정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어느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건 본질적 특성은 비슷하다고 보면, 아마도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제도나 문화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갤러웨이는 ‘실패 유전자’라는 용어를 쓰며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예로 들었다. 이러한 환경은 분명 혁신의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술 혁신의 강력한 유인은 아마도 보상에 있지 않을까. 그러한 보상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지식재산과 관련된 제도이다. 세계경제포럼도 2016년 1월 발표한 백서에서 지식재산을 강하고 또 유연하게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출 때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우리나라도 기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하여 관련 법률인 특허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을 개정했고, 오는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고의적으로 특허 또는 영업비밀 침해를 한 것으로 인정되면, 손해로 인정된 금액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법원이 손해배상액을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특허와 영업비밀 침해에 도입되었다.
특허 침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 제도는 영미법에서 ‘악의적인 침해(willful infringement)’에 대응하기 위해 발달했다. 따라서 어느 경우에 악의적 침해로 볼 것인지가 중요하다. 미국 법원은 판례를 통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정립해 왔다.
개정된 우리 특허·부정경쟁방지법에서도 인정된 손해액의 3배 범위에서 손해배상을 명할 수 있는 고의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침해행위를 한 자가 우월적 지위에 있는지, 고의 또는 손해 발생 우려를 어느 정도나 인식했는지, 침해행위로 인해 특허권자가 입은 피해의 규모, 침해행위로 인하여 침해한 자가 얻은 경제적 이익, 침해행위의 기간, 횟수, 침해행위에 따른 벌금, 침해행위를 한 자의 재산 상태, 침해행위를 한 자의 피해구제 노력의 정도를 고려한다는 것이다.
특허 침해와 관련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한가에 대해 전보배상을 원칙으로 하는 우리 법체계와 맞지 않고, 미국과 달리 특허 침해에 대해 형사처벌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징벌적 성격의 손해배상제도 도입은 맞지 않다는 반론도 있었다. 하지만, 권리자 보호의 실효성을 높이고 기술 혁신의 토양을 다지기 위해 결국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개정된 법률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재들이 활기차게 활동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까. 제도를 운영하는 우리의 몫이다.
※유재규 변호사는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법률프리즘’ 연재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