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이끄는 도나의 ‘소프트파워’
소프트파워는 ‘강제력을 사용하지 않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딸이 임신했을 때 엄마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딸도 언젠가는 엄마가 된다. <맘마미아2>는 모녀를 위한 찬가다. 10년 만의 속편은 엄마 도나와 딸 소피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전편의 5년 뒤다. 장소는 그리스의 칼로카이리 섬, 그대로다.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분)는 1년 전 사망했다. 딸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 분)는 엄마가 사랑했던 호텔 ‘벨라 도나’를 재개장하기로 한다. 호텔 재개장식에 3명의 아빠 해리, 샘, 빌이 참석한다. 25년간 소피를 찾지 않던 외할머니 루비도 헬리콥터를 타고 온다. 이들은 제각각의 방식으로 도나를 추억한다.
아바의 음악은 여전히 감미롭다. 1편에는 담기지 않았던 ‘안단테 안단테(Andante, Andante)’와 ‘페르난도(Fernando)’는 2편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다.
호텔 ‘밸라도나’의 재개장식에는 소피의 세 아빠와 외할머니, 엄마 도나의 친구, 이웃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다. 이들을 재개장식으로 이끄는 힘은 뭘까. 정치경제학에서 용어를 빌리자면 도나의 ‘소프트파워’로 설명할 수 있다. 소프트파워는 ‘강제력을 사용하지 않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즉 강제하거나 보상을 주지 않고 설득과 매력을 통해서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이다. 도나는 한때 사랑했던 여인이면서 사랑스러웠던 친구였으며 사랑하는 딸이기도 했다. ‘아름다운 도나’라는 뜻을 가진 호텔 밸라도나는 그 자체로 사람들을 이끄는 ‘소프트파워’가 있다.
‘소프트파워’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학장인 조지프 나이가 1989년 저서 <선도할 운명>에서 제기한 개념이다. 그는 미국이 ‘소프트파워’를 갖고 있는 한 패권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가 꼽은 소프트파워는 가치관, 정보통신, 교육, 문화, 국제사회에서의 의제설정 능력, 대외정책(외교력) 등이다. 즉 맥도날드, 코카콜라, 할리우드, 민주주의, CNN, 유엔 상임이사국, 국제통화기금(IMF) 의장국, MIT 등이 당분간 미국의 시대를 더 이끌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이 지금까지 세계를 이끌어 오던 힘은 군사력과 경제력 등 하드파워였다. 군사적 압박과 경제제재는 상대국을 굴복시키는 강한 물리력이었다. 하지만 힘이 있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잃으면 원하는 것을 얻기 어렵다. 힘으로 밀어붙였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중동정책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반미정서는 미국의 발목을 붙잡았다.
이래서는 안되겠다며 내세운 대안이 스마트파워다. 스마트파워는 하드파워에 소프트파워를 잘 조화시킨 힘이다. 스마파트파워 전략은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외교나 문화정책 등을 내세워 상대를 회유하는 전략을 말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내세운 외교기조다. 2009년 1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미국의 신(新) 세계전략으로 스마트파워 외교를 언급하면서 주목받았다.
뮤지컬 영화인 <맘마미아>는 그 자체로 소프트파워 덩어리다. 지중해를 배경으로 수백 명의 사람이 댄싱퀸을 부르는 모습은 장관이다. 이 영화를 보고도 그리스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방탄소년단이 연일 미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한류열풍에 한국의 소프트파워도 커지고 있다. 문화를 덧댄 국가브랜드의 힘은 크다. ‘메이드 인 코리아’가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갖는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