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서 실망으로 끝난 ‘Y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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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에서 실망으로 끝난 ‘YG전자’

입력 2018.10.29 15:25

  • 조은별 브릿지경제 문화부 기자

해외 출장 중 20대 유학생들과 대화를 나눌 일이 있었다. VIP(빅뱅 팬클럽)라는 이 젊은이들은 한국에서 온 기자에게 최근 화제가 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의 <YG전자>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지나치게 자극적이면서 자사 아티스트를 조롱하는 내용이 가득 담겼다며 “왜 YG엔터테인먼트가 이런 콘텐츠를 제작했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YG전자

YG전자

<YG전자>는 지난 5일 제작발표회 때만 해도 ‘병맛의 마에스트로’, ‘대환장 리얼 시트콤’이란 수식어를 내걸며 온갖 화려한 문구로 홍보했던 작품이다. <음악의 신>, <방송의 적> 등 B급 코미디의 대부로 꼽혔던 Mnet 출신 박준수 PD와 전세계 유통망을 갖춘 넷플릭스의 만남, 여기에 빅뱅 승리가 주인공이니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총 8회로 구성된 시즌1은 박준수 PD의 전작들과 유사한 흐름으로 흘러간다.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의 눈에 벗어나 YG 전략자료본부로 좌천된 승리는 직원들과 함께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 위기탈출쇼를 펼친다. 문제는 B급 풍자를 넘어선 불쾌함이다. 한동안 마약 논란을 빚었던 자사를 묘사하듯 소속 연예인들이 약물검사를 받는 모습을 과장되게 표현했다. 성희롱을 연상케 하는 장면도 눈에 띈다. 승리는 후배 그룹 위너에게 열애설을 조심하라며 저급한 문구가 적인 속옷을 선물하고 전략자료본부의 여직원은 아이콘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하체를 지긋이 바라보며 “건강해 보여서”라고 자는 모습을 촬영한다. 지나친 폭력과 비속어 사용은 물론, 중국과 일본 팬들을 희화하고 저신장증 장애인을 콤플렉스를 가진 인물로 묘사해 불편함을 더했다.

믹스나인

믹스나인

기대작이었던 <YG전자>는 왜 여론의 지탄을 받게 됐을까. 여러 요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게이트키핑’의 부재다. 일반적으로 지상파 3사 예능 프로그램은 조연출의 편집 뒤 메인 연출자, 책임 프로듀서 및 국장으로 이어지는 사내 시사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가장 중요시여기는 건 공영성, 대중성, 사회적 함의의 유무다. 케이블 채널도 내부 시사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YG엔터테인먼트는 이 과정을 상당 부분 축소했다. YG엔터테인먼트에서 최종 시사를 감수하는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창작자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방송콘텐츠 제작 책임자가 갖기엔 안이한 자세로 보인다.

YG엔터테인먼트는 내로라하는 방송사 PD들을 영입해 콘텐츠 제작사로서 변신을 꾀했다. 지난해 <믹스나인>을 시작으로 <착하게 살자> 그리고 <YG전자>까지 1년간 세 작품을 내놓았다. 안타깝게도 이들의 콘텐츠는 그들이 희화화한 <YG전자> 속 전략자료본부와 유사한 상태다. 최종회에서 전략자료본부는 끝내 해체됐다.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승리만이 남았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서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시즌2를 예고했다. 과연 YG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시즌2는 도래할 수 있을까.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시즌1의 성적표를 매겨본다. ‘노력을 요함’.

이번호부터 조은별 기자가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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