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근본 한미한
선비는 다만 적막할 따름이다
이따금
무료를 간 보느니
2
긴 여름내
드높이 간두에 돋우었던 생각의 화염을
속으로 속으로만 낮춰 끄고 있노니
유배 나가듯
병마에 구참(久參)들 하나둘 자리 뜨는
텅 빈
가을날
맨드라미꽃을 계관화(鷄冠花)라고 하여 가문에 벼슬하는 사람이 나오기를 바라는 뜻으로 마당에 많이 심었다. 그래봐야 닭볏이라, 이상과 현실이 다른 회한 속에서 하나둘 세상 떠나는 이들 소식에 붉은 맨드라미는 볕 좋은 가을날 유난히 더 붉다.
김시언 시인 2013년 ‘시인세계’로 등단. 시집 <도끼발>(2015)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