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대드 “자식이 웬수” 화난 부모들의 살벌한 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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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대드 “자식이 웬수” 화난 부모들의 살벌한 응징

입력 2018.07.16 16:32

  • 최원균 무비가이더

많은 영화들이 파국의 단초가 되는 이런 사소한 원인과 확장되는 폭력에 주목해 왔고, 이를 실마리로 상상력을 펼쳐 왔다. 하지만 내가 낳고 기른 자식을 그 대상으로 한다면?

제목 맘&대드 (Mom and Dad)

제작연도 2017년

제작국 미국

러닝타임 83분

장르 코미디/ 스릴러

감독 브라이언 테일러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셀마 블레어, 앤 윈터스, 재커리 아서

개봉 7월 18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주)아펙스

(주)아펙스

매년 여름이면 무더위에 한 발 앞서 찾아오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uche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이하 BIFAN)가 올해도 어김없이 개막됐다. 장르영화를 전문으로 하는 특성상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기발한 상상력의 작품들을 집대성해 만나볼 수 있는데, 이 중 호의적 반응을 이끌어낸 몇몇 작품들은 정식 극장 개봉을 통해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날 기회를 얻기도 한다. 영화 <맘&대드>는 올해 BIFAN에서 폭력적인 작품들을 분류해 상영하는 ‘월드 판타스틱 레드’ 섹션에 선정된 작품이다. 공교롭게 영화제 기간과 거의 동시에 맞물린 극장 개봉이라는 흔치 않은 기록을 남기게 된 점부터가 범상치 않은 경우다.

어느 날 알 수 없는 이유로 부모가 자식들을 살해하기 시작한다. TV에서 흘러나오는 정체불명의 화면이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명확한 것은 아니다. 아침까지만 해도 평범한 하루를 시작했던 중산층 가정의 가장 브렌트(니콜라스 케이지 분)와 아내 켄달(셀마 블레어 분) 역시 끔찍한 재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반항기로 똘똘 뭉친 사춘기 딸 칼리(앤 윈터스 분)의 투정이나 미운 7살 아들 조슈아(재커리 아서 분)의 끔찍한 장난이 평소 같으면 그러려니 받아들였을 텐데, 오늘따라 반복되는 일상의 짜증을 참을 수가 없다. “그래, 화려했던 청춘이 이렇게 보잘 것 없이 시들어버린 건 내 인생에 끼어들어 삶을 좀먹는 버러지 같은 자식놈들 때문이야!”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부조화와 이질감

영화 <맘&대드>는 첫 시작부터 유별나다. 팝아트를 연상시키는 원색적 분할화면과 빠른 편집은 70년대 유행했던 익스플로이테이션 영화(Exploitation Films·선정성과 폭력성을 부각시킨 저예산 B급 상업영화)의 촌스러움을 떠올리게 한다. 반면 배경에 사용되는 음악은 화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올드팝 발라드 ‘Yesterday, When I Was Young’이다. 나이 들어 젊은 날의 환희를 회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노래는 원래 프랑스 샹송이 원곡이다. 1969년 ‘로이 클락’이 영어로 번안해 발표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는데, 2006년 조금식 감독이 연출한 한국영화 <그 해 여름>에도 삽입되면서 국내 팬들에게 다시금 사랑받기도 했다. 이번 영화 속에서는 영국 여가수 ‘더스티 스프링필드’의 버전으로 삽입되었다. 소울 창법이 주특기였던 그녀의 섬세한 목소리가 음률과 가사에 녹아 있는 처연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그리고 이는 작품이 전달하려 노력하는 주제 또는 금기를 넘어선 파격에 대한 변명과 일맥상통하는 분위기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오프닝 크래딧의 의도적 부조화와 그로 인해 유발되는 감정적 혼란은 영화의 마지막까지 관통해 유지되는 중요한 정서라는 점이다. 사건의 흐름과 전개는 유쾌하지만 도덕적으로 흔쾌히 동의하기 힘든 내면의 과격함은 관객들을 마냥 즐기게만 내버려두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가 다소 거칠게 병치되며 진행되는 영화의 형식도 관객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을 것이다.

도덕적 관습을 뒤집는 파격적 창의

주변에서 마주치는 누구라도 나의 살의를 자극할 수 있다. 많은 영화들이 파국의 단초가 되는 이런 사소한 원인과 확장되는 폭력에 주목해 왔고, 이를 실마리로 상상력을 펼쳐 왔다. 하지만 내가 낳고 기른 자식을 그 대상으로 한다면? 그리고 잔인하고 속 시원하게 응징해버린다면? 누군가는 한 번쯤 생각해봤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상이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이전부터 얄미운 악동들, 그리고 자식을 단죄하는 부모가 등장하는 영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건의 표면적 형태와 화제성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대부분이었지 이렇게 폭력성의 내면과 구체적 당위에 과하게 집착하는 영화는 없었다.

연출을 맡은 브라이언 테일러는 광고감독으로 먼저 이름을 날렸다. 2006년에 시쳇말로 ‘약 빨고 만든’ 작품이라는 평이 제대로 어울리는 액션 코미디 <아드레날린 24>를 절친한 파트너 ‘마크 네빌딘’과 공동연출하며 장편영화 데뷔식을 치렀다. 이후 각본가와 제작자로서도 활발하게 작업해온 그는 <게이머>(2009), <고스트 라이더: 복수의 화신>(2011) 같은 비슷한 느낌의 영화들을 꾸준한 협업으로 작업해 왔는데, 직접 각본을 쓴 <맘&대드>는 그의 첫 단독 연출작이다.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보여준 것만은 분명하다. 쉽게 괴팍하고 무책임한 영화라고 단정해버리기는 석연찮은, 미묘한 뒤끝을 남기는 작품이다.

아시아 최고의 판타스틱 영화제 ‘BIFAN’

[터치스크린]맘&대드 “자식이 웬수” 화난 부모들의 살벌한 응징

극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이 전략적으로 기획된 대규모 작품 몇 편에 집중되고, 영화를 접할 수 있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다양한 영화를 다수가 즐길 수 있는 기회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기 때문인데, 개성이 강한 장르영화나 저예산영화들은 더욱 그렇다.

올해로 22회째를 맞이하는 BIFAN은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제이자 지역축제다. 전세계 장르영화의 경향과 흐름을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견본시장이자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축제의 한마당으로서, 이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판타지 영화제로 발돋움했다. 그동안 내·외부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고 그로 인해 영화제에 대한 기대나 분위기가 이전보다 가라앉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조직을 재정비하고 공격적인 기획과 준비로 이전보다 풍성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음이 눈에 띈다.

올해는 7월 12일 저녁 개막행사와 개막작으로 선정된 한국 애니메이션 <언더독>(오성윤, 이춘백 감독) 상영을 시작으로 22일까지 11일간 53개국 290편의 주옥 같은 초청작들이 사랑, 환상, 모험이라는 주제 안에서 은막을 수놓게 된다. 어느 해보다 많은 밤샘상영, 야외상영,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와 더불어 영화와 함께 초대받은 각국의 영화인들을 직접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은 영화제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므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영화제와 관련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http://www.bifan.kr)를 통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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