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싸는 똥은
어젯밤의 내 내력이다
그러니까 몸뚱이의 무늬다
무얼 먹었는지
무슨 말을 가졌는지
싸웠는지 하하 즐거웠는지
남김없이 보여준다
사랑과 폐허, 그리고 원망과 주저 등을
몸은 끙, 한마디로 말한다
쌓아두지 않는 게 몸의 운명인데
내가 지금껏 한 고백들, 선언들, 다짐들은
모두 무언가에 짓눌려 뱉어진 것이다
그리고 내 업이 되어버렸다
지금껏 그걸 모르고 살았는데
오늘 아침에도 똥은
아무 형식도 없이 쏟아진다
어젯밤에 술 취해 고성을 질렀던
핏대도 아프게 쏟아진다
귀 기울여보면
대체 무엇이 이보다 더 냄새나는 말인가
이 세상에
햇빛이 가닿은 우주 안에
간밤의 내력이 정직하게 형식 없이 쏟아지는 것이 아침 똥이다. 온갖 형식을 빌려 냄새나는 말을 쏟아내는 것은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지방선거 유세로 거리마다 골목마다 말들이 넘실거린다.
김시언 시인 2013년 ‘시인세계’로 등단. 시집 <도끼발>(2015)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