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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TV]백미경 작가의 뻔하지 않은 이야기

입력 2018.04.16 14:44

  • 하경헌 스포츠경향 엔터팀 기자

빼어난 드라마 작가를 꼽는 기준은 아마 몇 개가 있을 겁니다. 오랜 생명력이라면 김수현 작가나 이금림 작가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겠죠.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박혀 있는 작가들도 있습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생각할 때 노희경 작가의 작품을 떠올리고, 스릴러 하면 김은희 작가, 말맛이 살아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할 때 김은숙 작가를 생각합니다. 소위 ‘막장’이라 불리는 자극적인 드라마 하면 임성한 작가나 김순옥 작가가 연상됩니다.

백미경 작가 | 경향신문 자료사진

백미경 작가 | 경향신문 자료사진

그렇다면 지금부터 소개해드릴 백미경 작가는 어떤 범주로 구분할 수 있을까요. 경력은 길지 않지만 그는 지금까지 집필한 세 편의 작품 모두 시청률에서 성공을 거뒀습니다. JTBC를 통해 방송됐던 <사랑하는 은동아> <힘쎈 여자 도봉순> <품위 있는 그녀>입니다. 그의 작품에는 불륜, 재벌 등이 자주 등장합니다. 언뜻 흔하고 진부해 보입니다만 이를 다루는 방식이 무척 신선하고 새로웠습니다. 기존 드라마에서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느낌의 캐릭터가 등장했고 허를 찌르는 설정들이 이어졌습니다.

최근 그의 또 다른 작품이 안방극장을 찾았습니다. KBS 월화극 <우리가 만난 기적>입니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이 드라마는 기존 시간대의 강자이던 SBS <키스 먼저 할까요>를 제치고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1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의 성공을 예단해볼 수 있는 두 자릿수 시청률에도 안착했죠.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는 이름과 생년월일이 같지만 성격은 정반대인 남자 송현철이 어느 날 우연하게 동시에 교통사고를 겪으면서 영혼이 뒤바뀝니다. 나쁜 송현철(김명민)의 몸에 착한 송현철(고창석)의 영혼이 들어가는 상황이죠. 이렇게 인격이 바뀐 주인공은 갑자기 냉혈한에서 인간미 넘치는 아저씨로 변신하고 주변 사람들도 모두 의아해합니다.

물론 이러한 설정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과거 배우 김소연이 연기했던 영화 <체인지>나 현빈·하지원 주연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 좋은 예죠. 하지만 백 작가의 이야기는 남편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아보기 시작하는 아내 선혜진(김현주)의 모습과 역시 모르는 남자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죽은 남편의 기운을 알아채는 조연화(라미란)의 상황을 섬세하게 그려갑니다. 결국 백 작가의 이야기에서 ‘히어로’ ‘재벌’ ‘영혼 교체’ 등의 소재는 미끼였을 뿐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좀 더 인간의 내면에 맞춰져 있습니다.

출연자들 | KBS 제공

<우리가 만난 기적> 출연자들 | KBS 제공

백 작가는 제작발표회에서도 “제가 이야기를 솔직하게 안 하면 기자분들이 쓸 게 없잖아요”라고 호탕하게 말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하는 외향적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보통의 ‘은둔형 작가’가 아닌, 사람을 만나야 이야기가 풀린다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뻔한 이야기는 쓰지 않는 작가가 되겠다”고 합니다. 일단 현재까지는 세 작품에서 그 약속이 지켜졌습니다. 그가 종합편성채널에서 두 자릿수를 이뤘던 ‘시청률의 기적’이 지상파에서 재현될지, 그리고 그의 깊은 메시지가 <우리가 만난 기적>을 통해 어떤 울림을 만들어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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