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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렌탈 차량들이 인천으로 간 까닭은

입력 2018.04.09 16:50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우리나라 전체 리스 차량의 38%, 렌탈 차량의 58%가 인천에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상식적으로 이 차량들이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연초부터 인천은 재정문제 논란으로 뜨겁다. 재정위기 도시의 대명사였던 인천은 2010년, 2014년,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까지 재정문제가 단골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재정위기와 관련하여 행정안전부로부터 ‘재정위기 주의’ 조치를 받은 유일한 지자체였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7월 인천시의 채무비율은 40%를 육박했다.

자동차들이 고속도로에 늘어서 있는 모습 / 이석우 기자

자동차들이 고속도로에 늘어서 있는 모습 / 이석우 기자

그런 인천시가 지난해인 2017년 7월 재정위기 주의 단체 탈출을 선언했다. 2017년 최종 예산은 부채비율이 21.9%였다. 시는 2013년 말 13조원을 넘었던 시 전체 채무를 2017년 말 9조원대로 3조7000억원 줄였다고 했다. 민선5기보다 국비와 보통교부세가 크게 늘어 빚을 갚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인천시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6대 광역시 중 가장 높아졌다. 자립도 60.1%, 자주도 68.3%로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높다.

인천시 재정위기 극복의 비결

선언 이후 인천시는 여러 가지 개발사업을 발표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문학~검단 민자고속도로 등에 수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시기적으로 선거에 맞물리면서 다른 정당들은 다분히 이번 선거를 의식한 공세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평가도 다르다. 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은 시 채무비율 감소는 예산 증가에 있고, 부채 감축의 힘은 지방세 증가에 있으며, 부채 감축규모는 공기업을 제외하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인천시가 약 3조7000억원을 갚았다고 하지만, 이 중 시 본청 채무 감축은 1조원에 불과하고, 2조원은 인천도시공사 등 공기업 채무 감축이다. 나머지 7000억원은 재난구호기금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토지 이관 매각대금 등 그동안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던 법정·의무적 경비”라고 지적했다.

시의 예산 증가에서 주목할 부분은 지방세 증가다. 민선5기 시기에는 연간 2조1000억원가량이었던 지방세가 민선6기 때에는 연평균 7600억원이 더 많다. 시의 특별한 노력보다 부동산 활황에 힘입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부동산 활황은 인천시만의 상황은 아니다. 서울 등 다른 도시에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재정위기를 겪은 지방자치단체들의 상당수가 부동산 활황을 통한 재정수입 확대로 재정여건이 좋아졌다.

따라서 한 발 더 들어가 보면 재정 증가에 관한 인천시만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다. 인천시의 비밀은 바로 자동차등록세이다. 리스 및 렌터카 업체 유치에 힘쓰는 등 세입 증대를 위해 노력한 결과이다. 덕분에 교부세도 3년 전보다 115% 증가해서 5000억원에 이르렀다. 왜냐하면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족분을 채워주는 교부세의 산정 기준에는 자동차의 대수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차장에 늘어선 렌터카 | 박미라 기자

주차장에 늘어선 렌터카 | 박미라 기자

인천시는 일단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칭찬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다른 문제들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전체 리스 차량의 38%, 렌탈 차량의 58%가 인천에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상식적으로 이 차량들이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사야 하는 채권 면제로 자동차들이 인천시에 등록한 것이다. 사실상 페이퍼 등록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결과 인천시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1조3300억원을 추가로 징수했다. 자동차 리스·렌트 업체 유치는 지역개발채권 매입 요율에 달려 있다. 외제차 등 고급 차량을 많이 보유하고 수시로 새 차로 바꿔 등록하는 리스·렌트 업체는 지역개발채권이 1원이라도 싼 시·도에 영업점을 두고 자동차 등록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가 인구처럼 교부세 지원을 받는 시대에 뒤떨어진 수요 산정도 한몫을 했다. 자동차가 존재하면 각 지방자치단체의 인프라 비용이 늘기 때문에 중앙에서는 교부세를 추가로 지원한다. 문제는 이것이 자동차 증가를 장려하는 정책이라는 점이다.

등록된 차량들이 실제로 대부분 운행되고 있는 서울시 등에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조정해야 할 행자부는 갈등에 개입하지 않으려고 지방세 감면만을 막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제로섬 게임이 된 지방세 경쟁

이런 소동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2011년 기준으로 경남 시·군에 등록된 리스·렌트 자동차는 20만여대로 우리나라 전체의 60%였다. 특히 창원시, 함양군, 함안군 등이 적극적이었다. 당시 이들이 낸 지방세가 2700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함양군에는 2007년에만 1만1600대의 외제차량이 등록되었다. 지역개발공채를 차량 공급가액의 20%를 매입해야 하는 서울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7%만 매입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차량이 1억원이면 채권 매입비용에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었던 서울시는 제동을 걸었다. 과세권을 침해당했다며 전국에 지점을 둔 서울의 자동차 리스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는 한편 이들 업체의 리스 차량 등록에 따른 취득세를 추징할 방침을 세운 것이다.

또한 행안부도 2012년에는 지방세법을 개정해 리스 자동차는 취득세와 자동차세를 리스회사 본거지가 아닌 차량 이용자(고객)의 사용본거지(주소지) 관할 지자체에 납부하도록 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자체들의 반발로 국회에 제출되지 못했고, 이후 지역개발채권 요율을 5%로 낮춘 인천시에 차량등록이 몰리게 된다. 그리고 서울시와 인천시의 갈등에 대해 행안부는 적법하게 지방세를 납부했다면 문제가 없다고 인천시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인천시는 2016년에 2000㏄ 일반형을 제외한 모든 자동차의 신규등록 때 채권 매입을 면제하기도 했다.

이런 지자체 간 세수확보 경쟁은 ‘제로섬 게임’이다. 차량 등록이 감소하면 지역개발기금 확보가 어려워진다. 지역개발기금의 50% 이상을 지역개발채권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의 등록 증가로 인천이 돈을 벌고 실제로 운행되는 서울은 돈이 줄어드는 역설이 발생하는 셈이다. 제로섬 게임을 막을 조세체계의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언제까지 지자체가 생산적이지 못한 싸움을 할 수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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