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속에서 새 울음소리가 난다
비닐봉지 구겨지는 소리로 흐느낀다
지표에 내려앉은 충격 겹겹 주름으로 포개놓은 새
물의 날개로 날아와 시냇가 모퉁이 차지하고 있다
목새*라 했지!
까마득히 잊어버렸던 말
대대로 유전되다가
아무도 모르게 이지러진 말
주워 담으려면 주르르 흘러버린다
오랫동안 잊고 살아 서걱거린다
목새라 일러줘도
무슨 나무에서 사는 새냐 되물으며
낯설어 하는, 피가 식어버린 말이
어리둥절 섬을 만들어 놓고 외로움 토해낸다
발가락 사이 파고들며 꼼지락 꼼지락 운다
사막의 기억이 뜨겁다
*목새: 물결에 밀리어 한곳에 쌓인 보드라운 모래
목새라니! 모래밭에 그렇게 많은 새가 웅크리고 있었다니! 우리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깨닫는다. 사전 속에 꽁꽁 묻혀 있던 단어에 튼튼한 날개를 달아준 시인의 부지런함과 감각이 돋보인다. 시를 읽는 내내 ‘어리둥절 섬’에 덩그라니 앉아 수많은 목새를 바라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김시언 시인 2013년 ‘시인세계’로 등단. 시집 <도끼발>(2015)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