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다
어여 받아먹어라
봄은
한 방울씩
눈물을 떠먹였지
차갑기도 한 것이
뜨겁기까지 해서
동백꽃 입술은
쉽게 부르텄지
꽃의 흘린 한 모금
덥석 입에 물고
방울새도
삐! 르르르르르
목젖만 굴려댔지
틈새마다
얼음이 풀린 담장처럼
나는 기우뚱
너에게
기대고 싶어졌지
봄비 내린다는 소식이 그저 반갑다. ‘봄’이라는 말에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낸 탓이리라. 언 땅에 뿌려놓은 거름이 봄비에 스며들듯, 우리네 마음에도 생기가 돈다. 봄비는 약이다.
김시언 시인 2013년 ‘시인세계’로 등단. 시집 <도끼발>(2015)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