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스트 키스-비운의 오스트리아 황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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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키스-비운의 오스트리아 황태자

입력 2018.03.05 16:35

  •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역사 속 가정은 언제나 흥미롭다. 만일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지금 세상은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비운의 황태자인 루돌프의 사연도 그렇다. 그는 프란스 요제프 황제의 아들로, 권위적인 아버지와 자유분방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외롭게 자라 불행한 삶을 살았다. 벨기에 왕인 레오폴드 2세의 딸과 정략결혼을 했지만 그는 시민혁명 등으로 변화하는 민중의 세상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기득권 세력에 비판적인 논조의 글을 당시 진보적 매체에 무기명으로 기고하기도 했다.

더 라스트 키스 EMK 제공

더 라스트 키스 EMK 제공

황태자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것은 아름다운 여인 마리 베체라와의 만남이다. 그녀와 사랑에 빠진 황태자는 급기야 이혼을 결심하고 교황청에 허가를 신청한다. 그러나 거절을 당하고 황태자 직위마저 잃게 된다. 결국 루돌프는 마리와 함께 빈 외곽 마이얼링의 사냥용 별장에서 자결한다.

요제프 황제는 황실의 명예가 실추될 것을 우려해 마리의 시신을 몰래 빼돌려 인근 공동묘지에 은밀히 매장하고, 황태자는 정신착란으로 권총 자살했다고 발표한다.

이후 동생이었던 칼 루드비히가 황태자직을 거부해 사촌동생인 프란츠 퍼디낸드가 욍위 계승권을 잇게 되는데, 그가 바로 사라예보에서 암살돼 1차 세계대전을 촉발시킨 오스트리아 제국의 또 다른 비운의 황태자다.

예사롭지 않은 루돌프의 사연과 일생은 많은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그래서 발레, 오페라, 소설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제작됐다. 뮤지컬로 선보인 것은 2006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오페레타 극장에서였다.

이후 오스트리아, 독일, 일본 등지에서 인기를 누렸고 우리나라에서는 <황태자 루돌프>라는 이름으로 초연된 이래 앙코르를 거듭하며 공연되고 있다.

제작사인 EMK 뮤지컬 컴퍼니의 작품들이 늘 그랬듯, 이 작품 역시 멀티 캐스트의 스타 마케팅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먼저 황태자 루돌프 역으로는 카이와 전동석, 정택운, 그리고 아이돌 그룹 엑소의 리더 수호가 등장한다. 황태자와 운명적인 사랑을 경험하는 마리 베체라는 최근 내한했던 뮤지컬 <시스터 액트>에서 발군의 가창력을 뽐냈던 김소향과 민경아, F(x) 출신의 루나가 맡는다.

애호가라면 배우들의 조합을 잘 따져보고 극장 찾는 날을 결정하는 것이 상식이다.

원작 제목은 ‘루돌프’다. 국내에서 제목이 바뀐 이유는 루돌프 하면 빨간 코 사슴을 먼저 떠올리므로 아동용 뮤지컬로 오해 받을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본격적인 성인 뮤지컬이다. 결말에 등장하는 충격적인 자살 장면은 죽음의 미학을 즐기는 일본 관객들에게 여운이 짙은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맏았다.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여전히 감미롭다.

유럽 역사 뮤지컬의 연이은 국내 도전이 흥행의 신화로 이어질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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