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골똘한 생각에 잠겼다
힘껏 부딪치면
열릴지도 모르겠다
퇴적층이 없으니
세월을 안다고 할 수도 없다
오래전에 귓속으로 들어간 나비가
반쯤 웃고 있다
부드러운 살갗이 있던 자리
귀를 대고 들어보니
바람도 애벌레처럼 웃고 있다
반쯤 눈을 감고 세상을 보면
보잘 것 없는 인간들이 보일 텐데
돌은 골똘한 생각에 잠겨 있다
정으로 쪼면 쫄수록 생각은 단단해진다
사람이 여럿 모이면 말이 많아진다. 시간이 갈수록 거르지 않은 말들이 날아다닌다. 자신이 내뱉은 말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가볍기 그지없다. 이럴 때, 자신을 내세우는 데만 급급하지 않고 ‘정으로 쪼면 쫄수록 생각이 단단해’지는 돌이 될 수는 없을까.
김시언 시인 2013년 ‘시인세계’로 등단. 시집 <도끼발>(2015)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