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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 더 브레이브

입력 2018.02.26 18:36

  • 최원균 무비가이더

재난에 맞서 싸운 진정한 영웅들

영화는 2013년 6월 애리조나주 야넬 힐에서 일어났던 초대형 산불을 모티브로 이에 맞서 재난의 최전선에서 불굴의 용기로 화마에 맞섰던 ‘그래닛 마운틴 핫샷 팀’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주)코리아스크린

(주)코리아스크린

영화를 소개하다보면 종종 이런 말을 하게 될 때가 있다. “보기 전에 가급적이면 어떠한 정보도 접하지 않는 것이 최선임.” 정말이지 어떤 작품들은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접할 때 더 큰 ‘충격’을 안긴다. 이 영화 <온리 더 브레이브>는 분명히 그런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피할 수 없는 포스터나 제목으로 산불, 소방관, 재난 정도의 키워드는 인지할 수 있으므로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온전한 감상에 누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익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참으로 버겁다.

일단 화재와 소방관이 등장하는 대표적 재난영화들을 한 번 기억해보자. 물질만능주의의 탐욕이 부른 인재를 스펙터클하게 그려낸 <타워링>(The Towering Inferno. 1974)이나 방화범죄에 맞서는 형제애를 다룬 <분노의 역류>(Backdraft. 1991), 접근이 어려운 산림 화재에 낙하산을 타고 침투하는 산림 소방대원을 일컫는 스모크 점퍼와 탈옥범들의 대결을 그린 <파이어스톰>(Firestorm. 1998) 같은 작품들이 떠오른다. 화재라는 재난상황을 소재로 오락적 요소를 적절히 가미한 위 작품들은 관객들의 호의적 평가를 이끌어내는 데도 성공했는데, 애초 뚜렷한 상업영화의 정체성 위에 각자가 가진 소재적 특색과 영화적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작품들이었다.

이전과는 다른 재난영화

영화 <온리 더 브레이브>에 대한 기대 역시 위에 열거한 작품들의 연장선상에서 확장된다 해도 이상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앞선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궤도를 질주한다.

<온리 더 브레이브>가 유사 소재 영화들과 다른 가장 눈에 띄는 이유를 찾는다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2013년 6월 애리조나주 야넬 힐에서 일어났던 초대형 산불을 모티브로 이에 맞서 재난의 최전선에서 불굴의 용기로 화마에 맞섰던 ‘그래닛 마운틴 핫샷’Granite Mountain Hotshots) 팀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 안팎에서 수없이 등장하는 ‘핫샷’(Hotshot)이란 단어는 ‘산불 발생 초기 단계에 방어선 구축을 위해 투입되는 최정예 엘리트 소방관’을 칭한다. 영화를 보면 이들은 단순 지원을 담당하는 일반 소방팀과 비교해 지휘권을 가지고 있고 판단에 따라 독자적 작업도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인데, 보수와 대우 역시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영화는 ‘크루 7’이라는 이름의 보통 소방팀이 최고의 정예팀으로 인정 받으며 그래닛 마운틴 핫샷 팀으로 거듭나는 탄생과정과 활약을 보여주는 데 섬세한 공을 들인다. 다양한 인물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그린 크고 작은 에피소드와 병행해 팀이 참여했던 산불 진압작업들이 연대기적으로 펼쳐진다. 적절한 호흡으로 나열되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충분히 재미있지만 이는 앞서 언급한 대표적 화재 재난영화들을 기억하며 말초적 쾌감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지루하게 느낄 만한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소복이 쌓여가는 감정과 정보의 퇴적층은 영화의 말미에 이르러 결국 불이 붙고 뒤따르는 감정적 폭발과 충격은 더 큰 카타르시스로 전이된다.

보통사람과 영웅 사이 우리들의 모습

그래닛 마운틴 핫샷 팀의 수장 에릭 마쉬(조쉬 브롤린 분)는 소방팀뿐 아니라 많은 인물과 갈등이 상충하는 이 작품을 하나로 응집시키는 구심점이다. 카메라는 주로 그의 주변에 머물며 이야기를 전개시키는데, 그의 욕망과 내면적 성찰은 관객들의 그것을 대변한다. 조금씩 드러나는 그의 과거와 현재의 문제들은 다층적이며, 가정과 직업적 사명감 사이에서 일어나는 고뇌는 끊임없이 계속된다. 에릭은 직업적으로는 오랜 경험과 뛰어난 판단력을 지녔을 뿐 아니라 강인한 추진력까지 겸비한 타고난 전문가지만 정작 기본적으로 감당해야 할 가장으로서의 위치에선 반복된 시행착오를 겪는다. 아내 아만다(제니퍼 코넬리 분)와 스스로를 끊임없이 갈등하게 만드는 ‘판단’과 ‘선택’의 문제는 두 사람뿐 아니라 그 주변으로까지 확장된다. 보통사람과 영웅 사이 어딘가에서 방황하는 그의 모습은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여러 모로 뜨겁고 애잔하며 동시에 역설적인 생명력이 넘치는 작품이다. 스케일로나 정서적으로나 필히 극장에서 경험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터치스크린]온리 더 브레이브

제목 온리 더 브레이브 (Only the Brave)

제작연도 2017년

제작국 미국

러닝타임 133분

장르 드라마

감독 조셉 코신스키

출연 조쉬 브롤린, 마일스 텔러, 제프 브리지스, 테일러 키취, 제니퍼 코넬리

개봉 2018년 3월 7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따뜻한 시선을 지닌 SF 전문 감독
CG 전문가 출신의 ‘조셉 코신스키’ 감독은 단 두 편의 작품만으로 SF 전문 감독이라 불리고 있는 인물이다. 많지 않은 작품임에도 이런 수식을 얻었다는 것은 그만큼 작품 속에 내포되어 있는 개성이 남다름을 방증하는 것이라 해도 무리는 아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세 번째 작품 <온리 더 브레이브>가 현대물, 그것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 있어 의구심 어린 시선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 이런 의심의 해답은 이전 그의 작품들을 좀 더 눈여겨 들여다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터치스크린]온리 더 브레이브

데뷔작 <트론: 새로운 시작>(TRON: Legacy. 2010)은 1982년 공개된 <트론>의 속편이었다. <트론>은 컴퓨터그래픽이 본격적으로 쓰인 최초의 할리우드 영화로 기록된 작품이지만 흥행에서는 참패한 비운의 작품이기도 하다. 코신스키 감독은 원작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세련된 감각을 더해 매끄러운 결과를 내놓았는데 작품 내면을 관통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끈끈한 가족애는 이 작품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두 번째 작품 <오블리비언>(Oblivion. 2013) 역시 사랑이라는 인류 최고의 감성을 외계인과 망각이라는 이질적 소재에 녹여낸 작품이었다. 아름답고 감각적인 영상과 균형을 이룬 서정적 시선은 통속적인 슈퍼영웅과 괴수가 범람하며 침몰하는 SF 장르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온리 더 브레이브>가 남기는 묵직한 여운 역시 단순히 실화에서 기인한 것만은 아니다. 세련된 감각에 버금가는 정서적 혜안을 지닌 재능 있는 연출가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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