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으로 구조된 생존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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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구조된 생존 실화

입력 2018.01.22 17:34

(주)디씨드

(주)디씨드

제목 식스 빌로우 (6 Below: Miracle on the Mountain)

제작연도 2017년

제작국 미국

러닝타임 98분

장르 스릴러, 드라마

감독 스콧 워

출연 조쉬 하트넷, 미라 소르비노, 사라 듀몬트, 케일 컬리

개봉 2018년 1월 25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한때 아이스하키 유망주였지만 지금은 약물에 빠져 하릴없이 청춘을 낭비하고 있는 에릭(조쉬 하트넷 분)은 요즘 들어 급속도로 악화된 어머니(미라 소르비노 분)와의 관계로 더욱 마음이 심란하다. 그나마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스노보드가 낙이 되어버린 그는 스키장 인근 오두막에 머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도 스노보드를 들고 산장을 나서지만 여느 때와 달리 기상악화로 폭풍우가 몰려오고 있고 그로 인해 자신이 어떤 곤경에 처하게 될지는 미처 알지 못한다.

실화는 허구의 이야기보다 집중도를 배가시킨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꿈을 이루거나, 끔찍한 사고에서 생존한 이야기를 접하며 관객들은 단순한 감동이나 재미를 넘어서는 희열을 얻는다. 누군가가 겪은 이야기는 누군가 지어낸 얘기보다 내가 처한 현실 속에서 적용할 수 있는 지표로 가치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영화들이 영화의 시작에 ‘이것은 실화다’라는 자막을 넣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관객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실화’란 ‘사실’과는 다른 단어라는 점이다.

영화 <식스 빌로우> 역시 에릭 르마크란 인물의 생존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아이스하키 선수였던 에릭 르마크는 팀과의 불화로 선수생활을 중단하고 있던 시기인 2004년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위치한 매머드 산에서 스노보딩을 즐기다 조난을 당한다. 평균기온 영하 14도, 최저기온 영하 40도에 늑대가 출몰하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 자그마치 8일이나 견뎌내고 극적으로 구조된 그의 이야기는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었다.

빼어난 수작은 아니지만 실화, 설산, 조난, 생존 등의 단어에서 기대할 수 영화적 재미와 교훈은 충분히 녹여내고 있는 작품이다. 상영시간 대부분을 주인공 홀로 추위에서 버티는 장면이 차지할 수밖에 없는 탓에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었던 영화는 점진적 난관과 애잔한 회상을 적절히 병치하며 영리하게 전개된다. 에릭을 강추위 속에서도 생존케 했던 각성의 단계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보편적 성찰로 확장되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식스 빌로우>가 동반한 또 다른 화제는 주연을 맡은 배우 조쉬 하트넷의 컴백이다.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 덕에 비디오가게 점원으로 일하다가 스카우트되어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는 그는 1998년 당시 주목받는 메이저 공포영화였던 <할로윈 H20>을 통해 주연급 데뷔를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이클 베이 감독의 <진주만>,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랙 호크 다운> 같은 대작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드높였는데,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전성기에 돌연 할리우드를 등지고 고향인 미네소타로 낙향한다. 그즈음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의한 <배트맨>의 출연을 거절한 사건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유명한 일화 중 하나인데, 그는 상업영화 제작환경의 허상이 두려웠고 그 속에서 희미해져가는 자아를 되찾기 위한 결단이었다고 고백한다.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거의 모든 장면을 혹한 속에서 촬영했을 뿐 아니라, 얼음물 속에 들어가고 심지어 알몸까지 드러내며 추위를 버티는 그의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어쩌면 순간의 치기로 한창 때를 놓치고 현실을 방황했던 인물 에릭 르마크는 배우에게 단순한 연기 대상 이상의 존재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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