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1982~ )
몸을 열면 질병이
입을 열면 거짓말이
창문을 열면 도둑이, 도둑고양이가 튀어나온다
우편함을 열면 눈알이
내일을 열면 신기루가
방문을 열면 호랑이가,
종이호랑이가 튀어나온다
속이는 것은
속없는 겉이 하는 일
갑자기, 생각지 않은 일이 벌어질 때가 있다. 풀쑥. 이 일은 기분 좋거나 신나기도 하고 난처하거나 갑갑하기도 하다. 어떤 때는 멍하니 있다가 ‘풀쑥’ 떠오른 생각에 긴장하고 설렌다. 그 일을 실천하면서 또 다른 ‘풀쑥’으로 나타난 일을 해결하느라 고군분투한다. 어쩌면 우리의 하루하루는 ‘풀쑥’ ‘튀어나’오는 생각과 일의 연속이 아닐까.
<시언 시인 2013년 ‘시인세계’로 등단. 시집 <도끼발>(2015)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