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캐슬·NEW
제목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원제 打ち上げ花火、下から見るか? 橫から見るか?
원작 이와이 슨지
감독 타케우치 노부유키, 신보 아키유키(총감독)
출연 나즈나_히로세 스즈, 노리미치_스다 마사키, 유스케_미야노 마모루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18년 1월 11일
여름, 그리고 불꽃놀이. 사실 불꽃놀이와 여름이 연결되는 건 한국적 정서가 아니다. 어느덧 국민적 축제가 되어버린 한강 불꽃축제라든가 해운대 등지에서 열리는 불놀이 축제는 불꽃쇼 이외의 다른 볼거리는 없다. 열리는 시기도 가을께고.
전형적인 일본의 마츠리는 여름축제다. 동네 마츠리 조직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뚝딱뚝딱 임시 가설된 가게에선 우리나라로 치면 야시장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야바위-예를 들어 습자지 채로 금붕어 뜨기 같은-도 만날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축제날 저녁 밤하늘에 쏘아올려진 불꽃놀이인데, 이걸 보러 나오며 여자아이들은 기모노를 입고 어른 흉내를 낸다. 미국에서는 졸업파티(prom night)가 청소년들이 함께 춤출 파트너를 찾는 무대가 되는 것처럼, 일본의 청소년은 이 불꽃놀이를 함께 보는 것을 기회로 이성에게 호감을 고백한다.
시사회가 열리던 극장의 로비에서 눈에 띄던 것은 <너의 이름은>의 대형 포스터다. 일부 열성팬들을 대상으로 제한상영회가 열렸던 모양이다. 지난해 8월에 개봉한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12월 말에 개봉해 1월에 전국 극장가에서 상영됐는데, 개봉 1주년이 됐다.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의 한국 개봉은 명백히 그 ‘환기효과’를 노렸다. 상통하는 면이 없는 건 아니다. 이 영화도 ‘콩닥콩닥 가슴을 설레게 했던, 이제 막 유년기를 벗어난 시절의 첫사랑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원작이 있다. 이와이 슨지의 동명 중편영화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이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1996)는 한국에서 첫 번째로 수입개봉된 일본 대중영화였다. 반향도 컸다. 영하의 눈 쌓인 겨울숲에 대고 주인공 처녀는 절규한다. 그녀의 절규 “오겡끼데스까”는 굳이 번역하자면 “별탈 없이 잘 지내십니까” 정도겠지만, 그 일본어 그대로 당시 유행어가 됐다. 소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라면, 영화에서는 이와이 슨지라고 할 정도로 한국의 팬층도 두껍다. 3·11 관련 다큐나 일본의 전쟁 책임과 관련한 트위터 발언에도 드러난 것처럼 사회파 작가의 면모도 강한 한편, 이 <쏘아올린 불꽃…>은 그의 작품에 반한 많은 팬들이 희구해온 스토리에 딱 맞는, 그런 달달한 이야기다. 애니메이션으로 리메이크되면서 설정이나 구도도 원작을 그대로 재현한 면이 있는데, 어째 스토리는 좀 더 복잡해졌다.
원래의 작품(1993)에서는 주인공들이 말 그대로 ‘아이들’, 초등학생이라 현실적인 면이라기보다 그저 유치하기 때문에 순수하고 풋풋한 그런 상상에 가깝다면, 리메이크 작품의 주인공들은 교복을 입은 중학생들이다. 이를테면 가족의 품을 떠나 도쿄에 가서 술집에 나가는 걸로 먹고 산다는 상상을 10대 초반의 어린 여자아이가 꺼낸다면 ‘풋’ 하고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있지만 10대 중반의 소녀가 그런 계획을 이야기하는 것은 왠지 무게가 다르게 느껴진다. 아! 이건, 20년 동안 세상의 추악한 면의 세세한 부분을 더 구체적으로 떠올린 필자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
다양한 알레고리의 찰나적 등장, 그리고 열린 채로 종결되어버리는 결말. 10대의 풋풋한 첫사랑이라든가 성장통 이외에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눈치채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너의 이름은>, 또는 이 영화의 오리지널 작품만큼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팬덤의 시각에서는 또 다를 수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