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1971~ )
눈깔사탕 빨아먹다 흘릴 때면 주위부터 두리번거렸습니다
물론, 지켜보는 사람 없으면 혀끝으로 대충 닦아
입속에 다시 넣었구요
그 촌뜨기인 제가 출세하여 호텔 커피숍에서 첨으로 선을
봤더랬습니다 제목도 야릇한 첼로 음악을 신청할 줄 아는
우아한 숙녀와 말이에요 그런데 제가 그만 손등에 커피를
흘리고 말았습니다 손이 무지하게 떨렸거든요
그녀가 얼른 내민 냅킨이 코앞까지 왔지만서도 그보다
빠른 것은 제 혓바닥이었습니다
돌발상황이 벌어졌을 때, 미처 생각지 못한 행동이 나올 때가 있다. 두고두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벌어진 일을 어쩌랴. 가장 빠른 해결방법인 것을. 수없이 맛을 구별하고 음식을 씹고 삼켜온 혀는 ‘코앞까지’ 온 냅킨보다 잽싸다. 수없이 되풀이해온 버릇이 촌스럽기보다는 왠지 믿음직스럽다.
<김시언 시인 2013년 ‘시인세계’로 등단. 시집 <도끼발>(2015)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