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경제]<대립군>-임진왜란 때 조선의 군사력 ‘포템킨 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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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경제]<대립군>-임진왜란 때 조선의 군사력 ‘포템킨 빌리지’

입력 2017.07.31 17:21

군역이란 양인(천민을 제외한 사람)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야 했던 의무다. 하지만 워낙 힘들다보니 관리나 지방세력가들이 슬금슬금 빠져나갔다. 조선 중기에는 군역을 피하려 승려가 되거나 유랑인이 되는 농민이 속출했다. 그러다 타인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군역을 떠넘기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대립군(代立軍)이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받고 다른 사람의 군역을 대신 해주는 사람을 말한다.

정윤철 감독의 영화 <대립군>은 이같은 역사적 사실을 주목했다. 때는 1592년 임진왜란. 왜구를 피해 선조가 ‘파천’(播遷·임금이 도성을 버리고 피란함)한다. 그러면서 세자 광해에게 임금의 지위를 나눠준다. 광해는 의병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먼 강계로 향한다. 광해의 호위를 대립군들이 맡는다. 대립군은 나라가 망해도 달라질 것이 없는 밑바닥 인생. 대립군의 수장 토우(이정재 분)는 공을 세워 천한 인생에서 탈출하기를 꿈꾼다.

[영화속 경제]-임진왜란 때 조선의 군사력  ‘포템킨 빌리지’

임진왜란 당시 조선은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한양을 내줬다. 당시 조선의 군적에 기록된 병력은 10만명. 하지만 실제 훈련된 군사는 1만명 내외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양민과 노비들이었다. 이들은 훈련을 받지도, 무장을 하지도 못했다.

속 빈 강정을 뜻하는 표현으로 ‘포템킨 빌리지’가 있다. 그레고리 포템킨은 러시아 여제인 예카테리나 2세의 연인으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인물이다. 전함 ‘포템킨’은 그의 이름을 땄다.

1787년 예카테리나 2세가 제국 남부 시찰에 나섰다. 여제는 바지선을 타고 드네프르강을 여행하면서 뉴러시아를 둘러볼 생각이었다.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포템킨 장군은 시찰 하루 전날 예정지역에 가서 영화 세트와 같은 가짜 거리를 만들었다. 마을 전체 풍경을 그려놓은 두꺼운 종이를 여제가 볼 수 있도록 강둑에 세웠다. 낙후된 마을을 아주 잘사는 것처럼 꾸며서 여제를 기쁘게 하려는 생각이었다. 예카테리나 여제가 지나간 뒤에는 즉시 세트를 철거한 뒤 다음 시찰지역에 세웠다. 이후 ‘포템킨 빌리지’는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는 외관상으로만 행복한 허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됐다.

미국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이 용어에서 착안해 새로운 경제용어를 만들었다. ‘포템킨 경제(Potemkin Economy)’다. 포템킨 경제란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속이 썩은 경제상황이다. 1990년대 후반의 러시아는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이행하면서 부작용이 속출했다. 저질상품이나마 생산하던 공장들은 가동을 멈췄고, 집단농장의 생산성도 떨어졌다.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가지고 있지만 은행빚이 8억원에 달한다면 개인에게는 ‘포템킨 경제’가 된다. 삼성전자주 등 몇몇 대장주들이 지수 상승을 견인할 뿐 대부분의 중·소형주는 힘을 쓰지 못한다면 활황인 주식시장도 ‘포템킨 경제’가 될 수 있다. 지표상으로는 실업자가 적은데, 주변을 보면 실업자가 넘쳐나는 경제상황도 ‘포템킨 경제’다.

‘포템킨 경제’라는 단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재부각됐다.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트럼프의 금융완화 정책, 1조원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 법인세 인하 등 트럼프의 경제공약에 대해 ‘실체가 없는 포템킨 빌리지’라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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