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재판’으로 불려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이 넉 달간의 치열한 법정공방 끝에 드디어 ‘종점’을 앞두고 있다. 뇌물공여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의 재판은 4월 7일 시작한 이래 매주 2~4회 변론을 펼치는 강행군을 펼쳐 왔고, 8월 4일 결심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2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8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1심 판결을 내리는 선고공판은 통상 결심공판이 끝난 2~3주 후에 나온다. 이 부회장의 구속기간 만료가 8월 27일인 점을 감안할 때 8월 넷째 주를 전후로 선고공판이 내려질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보고 있다.
1심 판결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재판은 무조건 항소심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1심 판결을 ‘종점’이 아닌 ‘반환점’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한 사법부의 공식적인 첫 판단이 나온다는 점에서 1심 판결이 갖는 의미는 여전히 크다. 이 때문인지 1심 선고를 한 달여 앞둔 현재 재판의 경과나 1심 판결을 둘러싼 온갖 추측성 보도와 루머가 난무하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이 ‘이재용 무죄론’이다.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과 청탁을 주고받았다는 ‘직접증거’가 없다는 게 이 무죄론의 근거다.
하지만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정황증거만으로도 뇌물죄 판단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무죄를 설파하는 측이 “증거능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만 해도 ‘파괴력’이 여전하다는 반론도 있다. 더욱이 재판 막바지에 특검도, 이 부회장과 변호인단도, 재판부도 예상하지 못한 중대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특검이 뇌물공여의 당사자로 혐의를 두고 있는 정유라씨의 증인 출석과 청와대 사무실 한편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서류뭉치들이다.
가짜뉴스에 가까운 ‘이재용 무죄론’
‘무죄론 보도’는 7월 5일 열려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진 공판에서 재판부가 “안종범 수첩을 정황증거로 채택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 본격화됐다. ‘안종범 수첩’은 안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 청와대 내부 회의 내용 등을 재직기간 동안 기록한 문건이다. 전체 17권, 500여쪽 이상의 방대한 분량인 이 수첩에 대해 안 전 수석은 “대통령 지시사항을 받아적은 것”이라고 특검과 법정에서 증언했다. 수첩에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세 차례 독대한 날 작성된 기록도 남아있어 특검은 이들 기록을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간 거래의 유력한 증거라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수첩에 적힌 내용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내용이라는 점에 대한 진술증거로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기재 내용의 진정성과 관계없이 수첩의 기재가 존재한다는 자체에 대한 정황증거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황증거’의 의미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부연하지 않았다. 향후 판결을 내릴 때 이 수첩을 정황증거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재판부만이 아는 셈이다. 그러나 재판부의 ‘워딩’만 놓고 그 의도를 추론하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고, 이를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보도와 루머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무죄론의 수위도 다양하다. ‘안종범 수첩이 증거능력을 상실했다’는 단정적인 보도부터 시작해 ‘정황증거 채택으로 인해 특검이 수세에 몰렸다’ 등의 완곡한 표현도 있다. 속된 말로 ‘밥 먹으면 배부르다’ 식의 ‘이 부회장의 혐의 입증을 위한 직접증거로 못쓰게 됐다’ 등과 같은 물타기식 표현도 나왔다. 특히 이 표현의 경우 재판부의 말을 반복하는 차원이지만, 마치 이 수첩이 증거능력이 없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들 보도는 근거가 없거나 과도한 추측이 관여된 ‘가짜 뉴스’에 가깝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뇌물사건의 경우 직접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재판부는 다양한 간접·정황증거 등을 종합해 판결을 내리게 된다”며 “정황증거로 채택한 것 자체가 재판부가 판결을 내리는 과정에서 수첩의 존재와 내용을 참고한다는 뜻이므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애초에 이 수첩이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 내용을 입증할 직접증거였다면 재판이 이렇게까지 길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재판부의 판단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검 관계자도 재판부의 판단 직후 “수첩은 원래 독대 상황에 대한 핵심적인 간접증거”라며 “재판부가 이를 인정한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 후 안 전 수석 수첩에 적힌 내용 중 상당수는 실제 현실화됐다는 의혹이 짙은 점도 수첩이 여전히 유효한 증거물이라는 점을 입증한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독대한 건 2014년 9월 15일과 2015년 7월 25일, 2016년 2월 15일 등 세 번이다.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7월 25일 독대 이후, 2월 15일 독대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지시한 내용이 적혀 있다. 7월 25일의 경우 ‘2. 승마협회, 이영국 부회장, 권오택 총무이사, 김재열 직계 전무로 교체’라고 적혀 있다. 이날은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향해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았으면서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강한 질책을 한 날이다. 독대를 마친 이 부회장은 “내가 왜 이런 질책을 들어야 하나”라며 부랴부랴 최지성 부회장 등을 불러 회의를 열었고, 이후 실제로 당시 대한승마협회 업무를 보고 있던 이영국 부회장(제일기획 상무)과 권오택 총무이사가 다른 삼성 계열사 임원으로 교체됐다. 이 상무는 이에 대한 특검 수사가 시작되자 처음엔 “부회장에서 교체당한 시점은 7월 22일로 독대 이전”이라고 진술했다가 나중에 “25일 이후인 거 같다”고 진술을 뒤집기도 했다.
2월 15일 독대 후 수첩에 적힌 내용 중 ‘금융지주회사’라는 단어 역시 삼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삼성은 2016년 1월 극비리에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추진 중이었다. 삼성생명을 인적분할해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나눈 뒤 지주회사의 자산 3조원을 사업회사로 넘겨 금융지주 설립에 필요한 금융 계열사 지분을 사들인다는 게 이 계획의 주요 골자다. 삼성은 이 같은 계획안을 20여 페이지 분량의 계획서 형태로 만들어 금융위원회에 검토를 요청한다. 당시 계획안을 받아 검토에 나섰던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 공판에 나와 “본래 금융감독원에 검토를 받아야 하지만 보안문제 탓에 부득이하게 금융위로 바로 요청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한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이 사전에 검토 요청을 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지만 계획안 그대로 검토해달라는 요청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삼성이 내민 계획안은 금융위가 검토하기에 과도한 특혜 부여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특검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2월 15일 독대 직전 시점에 구두로 삼성 측에 “계획안대로라면 허가가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안 전 수석의 수첩에 금융지주회사가 언급돼 있는 것은 독대 과정에서 어떤 의미로든 금융지주건이 양자 간 거론됐음을 의미한다는 게 특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 측은 “안 전 수석이 이미 금융지주건을 인지하고 있어 본인 생각을 적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삼성생명의 금융지주 전환은 새로 도입될 국제회계기준에 맞춰 회사 재무의 안전성이나 경영의 건전성 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7월 12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방호원에 둘러싸여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여러 차례 말을 바꾼 삼성
재판 막바지까지 직접증거의 부재냐, 간접·정황증거의 효력이냐를 놓고 특검과 삼성 변호인단 간 공방이 이뤄지고 있을 무렵 뜻밖의 ‘변수’가 등장했다. 주요 피의자 중 한 명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이 부회장 공판에 출석해 특검에 유리한 증언을 쏟아낸 것이다.
삼성의 변호인단은 특검 측이 제시한 여러 증거들에 대해 집요하게 “직접 입증이 안 된다”며 물고 늘어져 왔다. 특검이 확보한 진술에 대해서도 “진술자의 개인적 의견에 불과하다”는 논리로 반박했다. 대표적인 게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진술 사례다. 장 사장은 특검 초기 조사 진술에서 “정유라가 아니었다면 승마협회 해외훈련 지원프로그램은 시작도 안 했을 것”이라고 진술한다. 특검은 이를 들어 삼성이 이미 사태 초기 때부터 최순실의 영향력 등에 대해 깊이 인지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그건 장 사장 본인의 사견”이라며 해당 프로그램은 어디까지나 승마협회 지원 차원에서 정상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된 뒤 이 부회장의 뇌물죄 혐의가 옥죄어오자 여러 차례 입장을 뒤집거나 말을 바꿨다. 정씨 지원문제만 해도 사태 초기에는 “지원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가, 송금 사실 등이 확인되자 “대통령이 압력을 가해 마지못해 지원한 것”이라고 뒤집었다. 이후 논란이 더 확대되고 이 부회장이 구속되는 사태에 이르자 “정씨를 지원한 건 맞지만 어디까지나 정상적인 승마협회 지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 일”이라며 입장을 최종 정리한다. 정씨에게 말을 제공한 것을 놓고도 “삼성 자산을 단지 임대해줬을 뿐”이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있어 ‘뇌물’에 해당하는 말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여부가 이 부회장 혐의 입증에 중요함을 의식한 조치다.
특검은 실제 말의 소유권이 최씨와 정씨에게 있었다고 보고 이 부회장을 추궁했지만 역시나 ‘직접증거’가 부족한 게 문제였다. 정씨가 독일에서 처음 탄 말인 ‘살시도’의 경우 실제 삼성의 자산으로 등록돼 있다. 변호인단도 이를 계속 강조했다. 2015년 11월 살시도를 정씨가 타는 문제를 일부 언론이 취재하고 들어가자 ‘살시도’의 이름이 ‘살바토르’로 바뀐 것에 대해서도 “삼성은 모르는 일”이라고 변호했다.
삼성의 ‘방패’에 균열을 낸 정유라
이 견고한 ‘방패’에 균열을 낸 게 정씨다. 정씨는 12일 이 부회장 공판에 출석해 “엄마(최씨)가 ‘살시도를 네 것처럼 타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살시도가 너무 마음에 들었던 정씨가 엄마 최씨에게 “삼성에서 이 말을 우리가 사면 안 되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정씨는 이어 “그 말 듣고 삼성이랑 얘기 잘 돼서 그 말을 소유하는 걸로 판단했다”며 “내가 말을 너무 망쳐 삼성이 그냥 나에게 말을 준 건가 생각했다”고도 진술했다. 특검이 그렇게 찾고, 변호인단이 그렇게 요구했던 ‘직접증거’가 정씨 입에서 나온 셈이다.
살시도의 이름이 살바토르로 바뀌는 과정에서도 변호인단 주장과는 달리 삼성의 요구가 먼저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정씨 진술에 따르면 최씨는 “삼성이 너에게만 지원해준다고 소문 나면 시끄러워진다”며 “삼성에서 시키는대로 해야 하니 토달지 말고 말 이름을 바꾸라”고 말하기도 했다. 말 이름 변경을 삼성이 요구해 왔다는 뜻으로, 이 역시 변호인단 주장과 완전히 배치되는 진술이다.
정씨는 2016년 9월 <경향신문> 보도를 통해 삼성이 제공한 그랑프리급 말인 ‘비타나V’를 탄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이후 말을 ‘블라디미르’ 등 다른 동급 말로 교체한다. 삼성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말이 바뀐지 몰랐고, 승인한 적도 없다. 최씨가 독단적으로 한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정씨는 이 역시 뒤집었다. 정씨는 공판에서 “승마 코치인 캄플라데를 통해 듣기로는 말 바뀌기 바로 전날 코펜하겐에서 엄마와 박상진 삼성 사장(훗날 다른 인물로 확인), 황성수 삼성 전무가 만났는데 삼성이 말 교체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밝혔다. 정씨는 이에 대한 녹취록도 제공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정씨는 재판부가 “셋이 만났다는 것만으로는 말 교체를 삼성이 알거나 승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자 “이미 말 교체할 때 ‘삼성이 말을 바꾸라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또한 당시 말 거래상인 안드레아스가 삼성과 계속 연락 중이었고, 안드레아스는 말들이 삼성 소유라는 걸 분명히 알았기 때문에 말을 바꾸는 과정에서 삼성에 얘기하지 않았을 리 없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정씨의 진술이 크게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7월 26일에 최순실씨의 이 부회장 공판 증인출석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특검은 최씨에게 딸 정씨가 진술한 내용을 중심으로 이 부회장과의 부적절한 ‘거래’ 문제를 집중 추궁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씨가 정씨 진술을 부인하고 반박한다면 모녀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 된다. 그간 평소 정씨를 ‘끔찍하게’ 아껴온 것으로 알려진 최씨가 어떤 진술을 내놓을지에 따라 이 부회장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7월 14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된 박근혜 정부 문서 중 일부인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작성 추정 메모 원본을 공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문건은 ‘마지막 퍼즐’인가
이 부회장에게 정씨의 진술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는 변수는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지에서 발견된 문건들이다. 청와대는 사무실 정리 중 민정수석실에서 2014년 6월 11일부터 2015년 6월 24일까지 생산된 문서 300여종, 국정상황실(과거 정책조정수석실 내 기획비서관실)에서 2014년 3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생산된 문서 504건을 각각 찾아내 일부 목록을 공개했다.
두 사무실에서 찾아낸 문서 양쪽에서 삼성 관련 문건도 발견됐다. 민정실에서 나온 문건에는 ‘삼성 경영권 승계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 삼성의 당면과제 해결에는 정부도 상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국정상황실 문건은 더 세부적이어서 ‘삼성물산 합병안에 대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 등의 문건에 정부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개입할 것인지, 개입한다면 의결권 방향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들이 들어 있다. 청와대는 문건을 특검에 넘겼고, 특검은 7월 21일 재판부에 이들 문건 중 16건을 증거로 추가 제출했다. 양재식 특검보는 “이 문건은 대통령 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실의 행정관이 작성, 출력해 보관한 문건으로 청와대에서 제출받은 문건”이라며 “이 문건들로 당시 청와대에서 삼성그룹의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걸 입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문건 출처 확인절차를 거친 뒤 변호인단의 의견 등을 종합해 증거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문건 작성이나 실행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이 지시를 내리는 등 직접 개입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이 역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간의 거래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직접증거’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건에 언급된 삼성의 경영권 승계 문제나 삼성물산 관련 국민연금 의결권 문제는 이 부회장 재판에서 최대 쟁점이 되는 사안들이다. 청와대가 생산한 공식 문서인 만큼 그 신빙성이나 증거로서의 효력 역시 안 전 수석의 개인수첩보다 훨씬 높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문건에 별다른 내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해도 청와대가 현 시점에 문건을 굳이 공개한 사실 자체가 이 부회장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인들의 뇌물·횡령 관련 재판에서는 증거나 진술 외에도 재판부의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며 “문건 공개는 이 부회장 사법처리에 대한 현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어떤 방향으로든 이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