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을 제치고 2위로… 50대·60대에서 상승폭 커
대선가도에 지난해 늦가을 첫 바람이 불었고, 올해 늦겨울에 또 다른 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늦가을은 ‘이재명 바람’이었고, 올해 늦겨울은 ‘안희정 바람’이었다. 하지만 이 바람은 대세라고 하는 문재인 후보의 벽을 넘기가 힘들어 보인다.
이 가운데 또 다른 바람이 슬슬 움직이고 있다. 같은 ‘안풍’이지만 ‘안희정 바람’이 아닌 ‘안철수 바람’이다.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3월 4주차 조사에서 10%였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5주차 조사(3월 28~30일 조사)에서는 한 주만에 두 배 가까운 상승을 나타내면서 19%를 나타냈다.
19는 아주 묘한 숫자이다.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흔히 10% 지지율은 유력 주자로 넘어가는 고개의 지지율이고, 20% 지지율은 양자구도로 접어들 수도 있는 안정권 지지율이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20% 고개를 바로 목전에 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한 주 사이에 안희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에 서로 반전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안희정 후보는 17%에서 14%로 떨어졌고, 안철수 후보는 10%에서 19%로 상승해 순위가 뒤바뀌었다.
리얼미터의 3월 5주차 여론조사(3월 27∼29일 실시/MBN, 매일경제 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안희정 후보는 17.1%에서 12.0%로 떨어졌고, 안철수 후보는 12.6%에서 17.4%로 올라갔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에 맞서 선전할 것으로 기대됐던 안희정 후보가 호남지역과 충청지역 경선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보이지 않자, 안희정 후보의 잠재적 지지층이 새로운 대안으로 안철수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조기 대선국면에서 세 번씩이나 나타난 바람은 비슷한 모습을 띠고 있다. 30%를 넘어가는 1위 후보인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꺾을 잠재적 후보에게 2위의 자리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즉 비문 주자 중 가장 유력한 후보에게 비문 성향의 유권자들이 힘을 실었다. 이재명 후보가 그 힘을 받았다가, 그 힘은 안희정 후보에게 넘어갔고, 다시 그 힘은 안철수 후보에게로 넘어왔다.
갤럽의 3월 4주 조사와 3월 5주 조사를 비교해보면, ‘안철수 바람’의 진원지는 남쪽이다. 호남지역은 17%에서 30%로 지지율이 뛰었고, 부산·울산·경남지역은 5%에서 14%로 뛰었다. 대구·경북지역은 8%에서 19%로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이상에서 상승폭이 컸다. 50대에서는 11%이던 것이 25%로 올랐고, 60대 이상에서 15%이던 것이 27%로 상승했다.
남쪽에서 솔솔 부는 바람이 과연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을 위협할 수 있는 바람이 될 것인지, 아니면 ‘이재명 바람’ ‘안희정 바람’처럼 스쳐가는 바람으로만 그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